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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열 백석대 겸임교수가 쓴 기고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어제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조기 처리에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함으로서 국회의원의 참모습이 무엇이고 헌법 제46조 제2항 국가 이익에 우선하여… 무엇이 국익우선 인지 답답한 심정이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10만평 대지위에 우뚝 선 국회의사당, 국민대표기관이자 입법기관이며 정부통제기관인 17대 국회가 며칠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제18대 국회 개원을 지켜봐야하는 착잡한 국민의 심정으로 몇 자 적어본다.
근대 민주정치는 간접민주정치를 주류로 하는데 이는 대의정치 또는 의회정치라고 일컬어진다. 의회주의는 국민의 민주적(보통 평등 직접비밀)으로 선거된 합의기관에 의하여 다수결원리로서 국가의 주요정책을 결정하고 국민이 지켜야 할 법을 만들고, 국가예산을 심의하고 국정감사를 하는 입법기관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의 상징인 금 배지를 달고 싶은 게 국민 대다수의 꿈이자 희망이고, 필자도 젊은 시절 정치를 하겠다는 꿈을 안고 험난한 민주화 투쟁,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국회의원 두 번의 출마 및 차점 낙선, 그리고 민주국민당 사무총장 등 여의도에서 젊은 날을 보냈고 나름대로 정치를 조금은 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은 국회의원이 되면 사람이 달라진다. 책임과 의무가 있고 위치가 달라지면 바뀔 수도 있다. 평소 존경받던 분들도 밖에서 만나면 반듯한데 국회만 들어가면 특히 TV카메라만 갖다 대면 사람이 확 달라진다. 물론 그렇지 않는 분도 있다. 왜 그럴까. 헌법 제46조 제2항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헌법에 명시 돼 있고 특히 헌법 제44, 45조에는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 분명하게 돼 있는데도 달라지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최근 온 국민과 세계인의 관심사인 한・미 FTA 문제만 해도 그렇다. 참여정부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여당이던 현 통합민주당(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은 지지하고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반대 했었다. 참 재미난 사실을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나, 정권이 바꿔 여당된 한나라당때 만든 정부의 자료(한미 FTA의 비전과 목표)가 거의 똑 같다. 글자 한자 안다르다고 할 정도이다.
‘한미 FTA의 비전’ 자료를 보면, 대내적으로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지속발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방과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제2의 장기 성장 전략으로 거대 경제권인 미국과 한미 FTA를 체결함으로써 미국-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FTA 허브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하고 있다.
한・미 FTA의 목표에서는, 일본 중국 대만 등 주요 경쟁국보다 먼저 세계 최대의 수입시장인 미국시장을 안정적으로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미 FTA는 경제협정으로서 외교안보적 효과를 직접적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으나, 결과적으로는 양국간 경제적 이해관계 증대로 한미 동맹관계가 공고화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하고 있다.
정말 국민이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이해가 안 된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장관만 바뀌었지 실무진은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우리나라의 주장은 노무현 정부나 현 이명박 정부나 똑 같을 수 밖에 없는데 국회의원들만 여당에서 야당으로, 야당에서 여당으로 자리만 옮겨 앉았는데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180도 다른 주장을 얘기할 수 있는 게 국회의원의 참모습인가 묻고 싶다.
우리 사회에 회자되는 재미난 일화 하나를 소개하면 어느 유명 정치인이 지역에 다리를 놓겠다고 하자 '의원님, 그곳에는 강이 없습니다' 하니까 '이 사람아, 없으면 그곳에 강하나 만들면 되지 뭘 그리 당황하나' 했다. 얼굴색 하나 안 바뀌고 말을 바꿀 수 있어야 정치인 자격이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물론 농담으로 한 소리고, 그렇지 않다고 확신한다. 밖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국회의원 상보다는 지역과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고 국익을 우선으로 너무나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훌륭한 국회의원이 많다는 것을 필자는 잘 알고 있다.
탄핵과 정권교체, 공천파동, 총선거 등 우여곡절을 가슴에 안고 17대 국회를 마무리해야 하는 국회의원님께 간곡하게 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국가 장래를 위해 한미 FTA 국회 승인을 꼭 이번 국회에서 처리해 주십시오. 여야를 떠나 헌법 제46조 제2항 개원당시 선서한데로 국가 이익에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처리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필자도 농민의 아들이고 지금도 형제자매들이 농촌에서 축산업을 하고 있지만 학자의 양심에 따라 그리고 국익 우선시 하는 정말 훌륭하고, 존경받는 괜찮은 의원이 많은 17대 의원님들께 개인적으로도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왜 17대 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첫째, 한미 FTA 비준은 17대 국회의 시대적 사명이다. 2003. 8월 FTA 추진 로드맵에 따라 추진되어 17대 국회는 한미 FTA 협상의 전 과정을 지켜보았을 뿐 아니라 그 동안 수차례의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의견을 수렴했었고 협상 결과를 검증해 왔기에 무엇이 국익인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차기 국회로 넘어가면 모든 절차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여 소모적인 논쟁과 국력의 낭비가 불을 보듯 합니다.
둘째, 미국산 쇠고기문제와 한미 FTA 비준을 연계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되며 한미 FTA 는 경제적 관점에서 다루어야 함을 잘 알지 않습니까.
존경하는 제17대 국회의원님. 한미FTA 협상과정을 쭉 지켜보고 자문해왔고, 협상의 상대성원리, 한미 수출입 현황, 최근 한미 정상회담, 정상회담과 국제관례, 미국 부시 대통령과 차기정권의 역학관계, 한국의 국제 지정학적 관계 등 무엇이 국익인지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사회에 평배해 있는 부정적인 국회의원 상을 일소에 걷고 자랑스런 17대 국회의원 이었음을 당당하게 말 할 수 있게 헌법 제46조 제2항처럼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에 우선한다는 것 등을 실천하는 국회의원의 참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