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생명 못지키는 정부가 자격 있습니까. 그런 정부 탄핵받아 마땅합니다. 저는 여기 모이신 분들의 이명박 정부의 탄핵 요구는 정당하고 당연한 국민의 권리행사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자리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참여연대 등 100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민긴급대책회의'는 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반대하는 촛불 행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는 1만여 명의 시민이 몰렸다.


    중·고생들과 대학생들의 참여가 특히 눈에 많이 띈 행사장은 시끌벅적했다. '대국민 마루타 실험 중단하라'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당장 중지하라' '이명박 OUT' '2MB 너나 먹으셈' 등의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 한 목소리를 냈고, 시민단체 회원들은 분주히 전단지를 돌리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행사장 옆에서는 '의료보험 민영화 반대' 서명운동과 '학교 자율화 반대' 시위도 함께 열려 이날 행사장은 마치 이 정부를 총체적으로 비난하는 자리처럼 보였다.

    행사가 시작되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회자와 참석자들은 "미친소 너나 먹어 미친소를 청와대로" "대한민국 정부냐 미국의 정부냐" "미친소는 떠나버려" "미친소는 안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미 FTA 반대에 앞장섰던 의사로 유명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우석균씨는 연사로 나서 "온 국민이 다아는 사실을 정부만 모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냐고 물으니 미국을 믿으라 한다. 그게 대한민국 정부가 할 말이냐"고 반문한 뒤 "정부의 가장 첫번째 임무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국민생명 못지키는 정부 자격 있느냐. 그런 정부 탄핵받아 마땅하다. 나는 이 정부 탄핵을 요구하는 여기 모인 분들의 요구는 정당하고 당연한 국민의 권리행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사회자로 나섰던 개그맨 노정렬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찬성하는 사람은 60대 이상 1%뿐이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중년층을 희화화한 다소 위험한 발언이었다. 그는 "국민 가운데 1%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도 되는 거 아니냐 한다"며 "(광우병) 잠복기(가 있으니) 나이 60인데 나이 80에 죽을래 그냥 먹고 죽을래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