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 데모가 9일 저녁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이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주최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광화문에서 열린 서울 집회는 '미친소 너나 먹어, 이제 우리 모두 나서자'는 구호를 외치며 저녁 7시경 부터 시작됐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쇠고기 협상 백지화를 요구하는 흰 손수건과 흰 두건·띠를 두르고 촛불을 들고 거리에 모여들었다. 참가자들은 "광우병 쇠고기 반대" 구호를 외치며 '이명박 탄핵, 이명박 OUT'이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이 집회의 사회를 맡은 개그맨 노정렬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하며 "그분은 아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축복이야'"라고 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는 또 "우리 시위를 반미 좌파 선동, 그리고 팬들의 모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누구냐, 바로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이다"고 주장했다. 서천 B-boy팀, 한우퍼포먼스 등의 행사도 이어졌다.

    이날 청계광장에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집회 사실을 알게 된 중·고등학생들이 모여 일부 언론과 좌파 진영이 주장하는 '광우병 괴담'과 관련한 얘기를 녹음기틀듯 여과없이 뱉어냈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쳤다. 

    고교생 한모(18.여)양은 "학교에서 모이면 광우병 얘기 많이한다. 시험이 끝나서 아침에 라디오를 듣다가 집회에 참여했다"며 "이명박 대통령 솔직히 좀 어이가 없다, 자기가 먼저 일정기간 동안 쇠고기 먹어보라고 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생 정모(19.남)군은 "미국 쇠고기 집회가 열리는거 DC인사이드에서 봤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나왔다"며 "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기를 치느냐"고 물었다. 그는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이 나가지 말라고 했지만 이건 통제라고 생각해서 더 나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모(18.여)양은 "정부가 먹고 병나면 수입 안한다고 하는데 이미 먹었는데 소용없지 않느냐"며 "집회가 있다는 사실은 인터넷에서 본 뒤, 같은 반 친구들끼리 모여서 꽤 많이 왔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데모는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 대전역 광장, 대구백화점 앞, 광주 전남대 앞, 경기도 수원역 광장, 경남 창원 정우상가 앞, 전주 전북대 앞, 전남 목포 장미의 거리, 충남 천안 갤러리아 백화점 앞, 강원도 원주 중앙로 농협 앞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열렸다. 광우병 관련 촛불집회에 1만명 이상의 시민이 집결한 것은 지난 2일과 3일, 6일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