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8일 사설 <"광우병 소 들어온다고 거짓말 말라"던 2007년 노 대통령>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지금 인터넷에는 노무현 괴담이란 것이 퍼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과거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예언했다는 것이다. 실제는 정반대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07년 3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하는 농·어업인 업무보고'에서 "이미 호주산 쇠고기를 사오고 있고, 캐나다산도 자유무역협정을 하거나 안 하거나 수입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한·미 FTA를 하면 광우병 소가 들어온다며 투쟁하는 이 나라의 진보적 정치인들은 정직하지 않은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날 "(그런) 정치인들에게 제일 하고 싶은 얘기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마디로 무역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의 입장에서 미국 쇠고기는 어떤 경우에도 들어올 수밖에 없으며, 그 미국 쇠고기를 '광우병 소'라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정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들이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 쇠고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국민을 정치적으로 선동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광우병 소동을 만들어 낸 TV 방송과 이 소동에 편승하는 정치인들의 교육 수준이나 해외 경험을 감안하면 이들이 정말 속으로도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 쇠고기라고 믿고 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그들 대부분이 미국 여행을 한 사람들이고, 그 가운데는 미국 연수를 하면서 미국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도 있다. 그곳에서 쇠고기를 먹으며 광우병이란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에서 먹은 그 쇠고기와 이번에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쇠고기가 사육 개월 수나 위험 물질 제거까지 같은 것인데 갑자기 광우병 위험 소라고 주장하는 것은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노 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어깃장을 놓는 데에선 누구와 겨뤄도 지지 않았다. 대선 선거운동을 "반미(反美)면 어떠냐"로 시작했고, 취임하자마자 한미연합사 해체부터 추진했다. "미국에 할 말은 한다"며 할 말 못 할 말을 다 했다. 한미동맹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런 노 전 대통령이 보기에도 "미국 광우병 소 들어온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거짓말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