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7일 사설 <청소년 꼬드기는 '광우병 문자 괴담' 진원지 찾아 내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근거 없는 유언비어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국 중·고교생들에게 살포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가 문을 여는 오는 17일 토요일에 전국 학교가 휴교한다고 헛소문을 퍼뜨린 유언비어다. 지금은 '17일엔 등교를 거부하자'는 선동 메시지가 뿌려지고 있다. 실제로 17일엔 중·고생이 참여하는 집회가 계획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일과 3일 서울서 열린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 때도 중·고생들에게 집회 참가 권유 문자메시지가 대량으로 보내졌다. 문자메시지는 '5월 2일 광우병 첫 사망자 발생' '미국산 쇠고기를 0.01g만 먹어도 죽는다' '미국 쇠고기 수입한 대통령이 독도 포기 절차까지 밟고 있다'는 '막가파식' 괴담이었다. 메시지를 받은 중·고생들이 다시 친구들에게 재전파해 '문자 괴담'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문자메시지의 상당부분은 학생들끼리 주고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그 가운데 일부는 어떤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전파하고 있다는 혐의가 있다. 이런 문자메시지의 발신자 번호는 '1004', '2008', '0000'으로 찍혀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게 돼 있다. 발신자 번호를 세탁한 문자메시지가 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친구들끼리라면 굳이 자기 번호를 감출 이유가 없다. 이런 메시지를 받은 중·고생들의 소속 학교는 한두 곳이 아니라 대부분 학교를 망라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발신자 번호를 세탁한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발신번호 변경서비스는 대개 유료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을 포함한 수많은 학생들의 휴대폰 번호를 확보한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다. 인터넷에 유출된 개인정보를 확보해 대량으로 스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청소년들에게 유언비어를 뿌려 꼬드기는 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면 요 며칠의 어처구니없는 '광우병 드라마'를 막(幕) 뒤에서 감독하고 연출하는 사람들의 정체도 드러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