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이 북경올림픽 성화 국내 봉송 과정에서 발생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난동이 이명박 대통령 탓이라고 강변했다.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대통령이 이들 국가에 저자세를 보여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중국인 유학생 폭력 사태 성토가 쏟아졌다. 손학규 대표는 격양된 목소리로 "우리나라가 참 큰일났다. 백주에 외국 유학생의 평화적 시위를 폭력으로 대응하고 경찰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중국은 정의의 행동이라고 대놓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대한민국 체통과 권위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를 어떻게 봤기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따진 뒤 "외교를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어 "경찰은 어떻게 대응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고 소리쳤고 "우리나라가 얕보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 외교의 위기"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지난 한미 정상회담이 외형적으로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정상회담 하루 전 허겁지겁 쇠고기 협상을 해서 검역 주권을 내준 것이 우리 외교를 얕잡아 보이게 한 것이고 이 대통령이 일본에 가서도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러한 저자세로 외국을 대하는 것이 중국 유학생의 폭력사태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중국 정부에 대해서도 "중국이 올림픽을 통해 국가발전의 전기를 이룬다는 생각에서 성화봉송을 멋있게 하고자 하는 의욕은 이해하지만 외국에서의 성화봉송에 이의를 제기하는 평화적 시위를 조직적으로 (자국 유학생을) 동원해 폭력으로 공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비판했고 "중국 정부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은 대처해야 하고 우리나라의 권위와 체통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것이 명예스러워야 하고 그것이 정부 책임인데 이 정부가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성화봉송을 둘러싼 중국 유학생들의 폭력 시위에 국민 한 사람으로 모욕을 느낀다"며 "쇠고기 개방으로 검역 주권 포기하고, 과거에 대한 진실규명을 포기해 역사주권 포기하고, 중국 유학생 폭력에 상식적 주권을 포기한 나라에서 사는 것이 과연 명예스럽고 자랑스러운가.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축산농가 데모와 등록금 인상 반대 데모는 강경 진압했고 많은 사람을 폭력으로 상처입혔던 경찰이 중국 유학생 폭력에 고개를 숙인다면 국민이 얼마나 믿고 따르겠느냐"고도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