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 관계자는 '지지율 상승 방안'을 묻자 농담조로 "이명박 정부와 여당에서 헛발질 해주겠죠"라고 답했다. 농반진반 던진 이 관계자의 바람은 총선 6일을 앞두고 찾아왔다. 그의 바람대로 여당에서 헛발질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여당의 거물급 정치인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자당의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맞붙었는데 정 의원이 여론조사상 크게 앞서고 있어 정 전 장관이 힘든 게임을 하고 있다. 제1당 대선 후보의 낙선이란 망신을 당할 판인데 선거 막판 정 의원이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이 찬스를 살려 판세를 뒤집어 보겠다는 심산이다. 

    3일 민주당은 온종일 정 의원의 '여기자 성희롱' 논란을 집중 공격했다. 대변인단이 모두 나섰고 전국여성위원회와 비례대표 여성 후보자들까지 거들어 총공세를 펼치며 파눔 확산을 시도했다. 차영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정몽준 의원의 성희롱 사건은 논평하기도 민망스럽다"면서 "도덕불감증의 단면을 드러냈다"고 비판한 뒤 "정 의원이 직접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라"고 주장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정 의원을 즉각 제명하라"고 요구한 뒤 "어떻게 한나라당 물만 먹으면 이렇게 간 큰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비꼬았다.

    차 대변인은 오후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어깨를 치려던 게 본의 아니게 얼굴을 건드렸다"는 정 의원의 해명이 나오자 차 대변인은 "MBC는 문제의 성희롱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정 의원의 손이 본의 아니게 여기자의 얼굴에 닿은 것이 아니라 정 의원이 왼쪽 손을 사용해 여기자의 오른쪽 볼을 쓰다듬고 톡톡 쳤다며 성희롱이 아니라는 정 의원의 해명에 강력히 반발했다"면서 "정 의원의 해명은 좀 우스운 변명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MBC에 촬영 동영상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 여성위와 비례대표 여성 후보들은 정 의원에게 공식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상대가 느끼기에 충분히 모욕적인 행동을 하고서도 그냥 갔다는 것은 비뚤어진 '성도덕 불감증'과 '인권 무시'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는 증거"라며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해명에 대해서도 "반성은커녕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했다"며 "이는 피해 기자에게는 물론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까지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