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권영진 후보와 통합민주당 우원식 의원의 '리턴매치'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 노원을은 그동안 추진된 지역사업을 놓고 치열한 업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속에서 우 의원에 불과 1.9%차로 석패한 권 후보는 4년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내며 내공을 키워왔고, 우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으로 재선을 노리고 있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오차 범위 수준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후보의 첨예한 신경전은 명함 사건에서 시작했다. 경전철 유치, 국제화 교육특구 지정, 중계본동 104마을 재개발 확정 등 같은 치적을 두 후보가 나란히 명함 뒷면에 소개하면서 진위공방이 벌어졌다. 권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권 후보는 자신이 서울부시장 재직 시절 이뤄낸 사업임을 강조하면서 '거짓정치 청산을 위한 맞짱 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우 의원은 "권 후보가 자기 혼자 했다고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권 후보와 우 의원의 업적공방은 선거 프래카드를 통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권 후보는 지난 1일 '반드시 해내는 사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담은 현수막을 전면 교체했다. 우 의원측에서 경전철 유치 등과 관련한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자 "진실을 가려보자"며 정면 승부에 나선 것. 권 후보는 우 후보의 '서울시가 끊어놓은 경전철, 순환선으로 연결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에 '경전철을 유치한 저에게 노선연장을 맡겨주십시오'라는 현수막으로 맞대응했다. 권 후보측은 "우 의원이 자신이 경전철을 유치했다고 하면서 서울시가 끊어놨다고 표현한 것은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선거도 좋지만,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일삼는 정치는 청산돼야한다"며 "자기 홍보하는 데만 부지런한 정치인, 아니면 일하는 데 부지런한 정치인 가운데 유권자가 잘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후보는 또 "이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치, 일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주민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으로 화제가 됐던 권 후보는 직접 주민과 접촉하는 선거 운동을 통해 "감동을 주는 선거를 치러보겠다"고 말했다.

    추격하는 입장이지만 우 의원은 느긋하다. 오차범위 내에서 밀리고 있다고 하지만 우 의원은 오히려 "적극지지층에서는 앞서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우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발표되는 몇몇 여론조사에서 약간씩 뒤지고 있다'는 질문에 "적극지지층에서는 그렇지 않다. 적극지지층에선 앞선다"고 반박했다. 3월 30일 MBC와 동아일보의 공동여론조사에선 우 의원(33.8%)이 권 후보(33.0%)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우 의원은 "그날부터 뒤집힌 형세"라고 주장했다.

    업적 공방에 대해서도 우 의원은 "자기가 했다고 주장하면서 업적을 공방으로 만들고 진실게임으로 만드는데 이게 (권 후보의) 선거전술"이라며 "진짜 거꾸로 얘기하고 싶다. 지방세법 개정할 때 한나라당이 반대하던 것을 통과시켰는데 권 후보의 예비홍보물을 보면 '우 후보가 못한 것을 내가 했다. 지방세법 국회통과를 내가 주도했다'고 했는데 국회의원도 아닌데 어떻게 통과를 주도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우 의원은 본인의 강점을 "이 지역에서 20년쯤 살아서 지역사정을 잘 알고 국회에서 그런 일들을 실질적으로 추진해왔다"고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