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1번지'라 불리는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출발과 동시에 조사된 여론조사에선 박진 한나라당 의원과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였으나 이후 조사된 여론조사에선 그 격차가 벌어져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자당 공천이 늦어지고 공천 뒷마무리까지 하고 나선 터라 손 대표는 한참 앞선 박 의원을 따라붙기에 힘이 벅찬 상황이다. 뒤처진 자당 후보들의 지원유세는 아예 생각지도 못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 제1야당 대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손 대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총선을 일주일 앞둔 2일 손 대표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패널의 질문에 다시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다소 거친 질문에도 흐트러짐 없이 답변하던 그였는데 본인 선거 전망에 직설적 질문이 계속 쏟아지자 손 대표는 폭발했다.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마이크를 잡자 "종로에서 박진 의원과의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혹시 당내 조사에서는 이겼는가"라며 시작부터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손 대표는 "요즘 많이 좁혀져 간다는 보고는 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전 위원은 "도달 시점(총선일)이 얼마 안남았는데 한 번도 이긴적이 없다. 지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손 대표는 "만약에 진다면 그것이 국민의 뜻이니까 겸허하게 받아들여야겠죠"라며 부드럽게 받아쳤다.
전 위원은 다시 "내 생각에는 독배를 피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시 손 대표를 코너로 몰았고 손 대표는 "당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승패를 떠나 맨 앞에서 피를 흘리며 싸우는 야당 대표의 모습을 국민이 보고 싶어하기에 나서 싸우고 있고 격려해 달라는 뜻에서 나왔다"면서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했다.그러나 손 대표의 이런 의도와 달리 전 위원은 다시 손 대표에게 "이길 것 같냐"며 공격적으로 질문했고 이때부터 "진다면 그것이 국민의 뜻이니까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던 손 대표의 답변기조는 180도 달라졌다. 손 대표는 전 위원의 질문에 단호한 목소리로 "이겨야죠"라고 답했다. 손 대표의 방향전환에도 불구하고 전 위원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뒷받침 하지 않는다"며 압박했다. 그러자 손 대표는 "자꾸 전 위원이 이렇게 얘기하니까 말하는데…"라며 전 위원의 질문을 공세적으로 받아쳤다.
손 대표는 "오늘 아침 여론조사를 보고 의아했다. 이렇게 까지 됐나 했는데 나중에 보니 한참 지난 자료더라"며 "그것에 비해 상당히 차근차근 좁혀지고 있다. 날이 다르게 반응이 달라진다. 지금 여론조사가 실제 민심의 변화보다 늦게 따라온다고 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