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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연대나 무소속 후보자들의 지나친 '박근혜 마케팅'이 정당민주주의와 정책선거를 실종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자유선진당 후보까지 '친박풍(親朴風)'에 편승하고 있어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들 후보자 대부분은 지역공약이나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알리기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친분만을 부각하는데 주력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당'임을 주장하는 친박연대는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박 전 대표가 눈물을 닦는 모습과 함께 "박근혜를 도운 것이 죄인가요"라는 문구를 걸어놓고 동정론을 기대하고 있다. 남의 당 국회의원의 측근임을 내세우는 정당이 탄생한 것만으로도 '희한한' 일이지만, 박 전 대표의 사진이 도처에 이용되고 있어 박 전 대표의 홈페이지라는 착각을 들게 할 정도다. 친박연대의 당 마크 역시 박 전 대표가 당 경선당시 사용하던 것과 유사한 형태다.
박 전 대표의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적 발언은 고스란히 이들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도 등장하고 있다. 친박연대는 '살아서 돌아오라'는 박 전 대표의 메시지에 화답하는 "꼭 살아서 돌아가겠습니다"를 선거구호 정했다. 대구 달서갑 박종근 의원은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박근혜"라는 문구를 유세차량에 넣어 마치 박 전 대표가 직접 당부한 것처럼 꾸몄다. 대부분의 친박연대 출마자들은 푸른색 바탕에 박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넣은 현수막을 걸어 한나라당 출마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장재완 후보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친박연대 기호가 6번인데 이는 육영수 여사의 육"이라고 주장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 김재학 회장 피습사건을 언급하면서는 '정치적 배후'를 운운했다. 자유선진당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가 곧 친박연대로 옮긴 장 후보는 선진당 후보시절에도 박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대형현수막으로 제작해 선거사무소에 내걸어 논란을 불렀던 인물이다.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 곽성문 의원은 '박근혜 지킴이 곽성문'이라는 글귀를 적은 홍보용 명함을 만들어 돌리고 있다. 플래카드에도 박 전 대표의 사진을 넣었다. 어느 당 소속 후보인지 마저 헷갈리게 한다. 아무리 득표가 중요하지만 '박근혜 우려먹기'가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토픽감이 아니냐"면서 "정책이나 비전없이도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행태"라고 혀를 찼다. TK 지역정가에 밝은 한 인사는 "일부이긴 하지만 선거가 아니라 박 전 대표와 누가 더 가까운가를 경쟁하는 듯하다"며 "이런 상황을 방치하거나 나아가 조장하는 듯한 인상을 준 박 전 대표도 우리 정치문화를 퇴보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