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 『위키노믹스(Wikinomics』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뉴 패러다임’이라는 전략 컨설팅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돈 탭스코트(Don Tapscott)와 이 회사의 연구 이사로 있는 앤서니 윌리엄스(Anthony D. Williams)가 함께 쓴 책이다. 이 책은 ‘웹2.0의 경제학’이라는 부제(副題)가 잘 말해주듯이, 고도 지식·정보 시대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한 마디로 대규모 협업의 기술과 과학을 통한 개방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위키노믹스는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 유래한 말이다. 주지하듯이 위키피디아는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국의 백과사전 사이트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위키노믹스의 원리를 네 가지로 대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개방성과 공유이다. 이는 시스템의 유연성과 정보의 공개 그리고 콘덴트의 공유를 의미한다. 저자들이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기업과 기업, 개인과 기업 사이의 협력과 공유가 대세이며, 이것이 기업의 기회를 확장하고 부가가치를 드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웹2.0의 경제학이 이렇다면, 웹2.0의 정치학 역시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오늘날의 정치 역시 개방성과 공유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지도자들이 자원과 정보를 독점하고 구성원들을 수직적으로 다스리는 정치 관행은 더 이상 용납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정당과 정당, 정파와 정파 사이에서도 공존을 전제로 하는 토론과 타협이 과거보다 더 중시되고 있다. 나아가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정치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여·야 각 정당들의 갈등과 혼란은 공개와 공유와 공감의 부족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정당 공천만 하더라도 우선 과정상에서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었다. 얼마나 심사가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권력을 공유하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인재들을 공천했는지에 대해서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출범한 지 막 한 달이 지난 이명박 정부의 어려움도 민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아무리 선의를 갖고 행한 인사와 정책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기대감과 다른 것이라면 그 인사와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참모들은 원점으로 돌아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국정 운영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역대 정권들의 실패가 오만과 독선에서 비롯되었음을 새삼 깨달아야 할 시점이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