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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 불출마 요구와 관련한 당내 갈등에 대해 "이 부의장의 거취문제가 본질이 아니라 이를 빌미 삼아서 7월 당권투쟁에 몰두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당이 내홍을 겪게된 직접적 배경은 지도자급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는 공천문제를 심하게 질타하면서 한나라당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말하자면 7월 당권에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는 취지로 간접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에 대해서도 "지역사정이 어려우니 이 부의장을 걸고 동반불출마를 내세운 것이 당권 경쟁을 노리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과반수 정당을 만들어 정권을 뒷받침해줄 생각을 해야지 선거는 뒷전에 두고 자기들의 이해관계만 집착하는 모습은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강재섭 대표의 불출마 선언과 관련, 홍 의원은 "아예 총선출마를 포기하고 자기희생적 차원에서 대처하니 당원들한테 좋은 모습으로 비쳐진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에서 박 전 대표와 강 대표가 충돌하는 모습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전제하면서 "박 전 대표나 강 대표는 대구의 대표적인 정치인인데 서로 충돌하면 서로가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갈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강 대표가 양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당원이나 국민에게 아주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접전이 예상되는 이재오 의원과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의 대결에서 "(막상 선거에서) 붙으면 이 의원이 이긴다"고 예상했다. 홍 의원은 "지난 탄핵 와중에도 상대후보에 (후보) 등록하는 날 기준으로 25~28%를 지고 있었다. 그래도 선거가 끝난 뒤 이 의원은 상대후보에 약 3000표 이겼다. 그만큼 지역이 탄탄하고 저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청와대 회동설을) 누가 언론에 알렸는 지 모르지만 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 덫을 걸겠다는 것인데 참으로 잘못된 처사"라며 이 의원을 간접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은 선거중립의무가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마치 선거에 관여하는 듯한, 당무에 관여하는 듯한 전화를 하거나 이 의원을 만나 의논한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공천자를 중심으로 이 부의장의 후보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홍 의원은 "충정은 이해하지만 민심이 나빠진 것을 이 부의장의 탓인양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상당수가 신인이라 아직 인지도가 못 미처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보다 훨씬 하회하는 분들이 많다. 지역에서 단 며칠이라도 열심히 뛰어다니며 알려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 맞지 앉아서 당권투쟁에 이용당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부의장 불출마를 요구한 명단에 정두언 의원 등 이 대통령 측근 의원이 포함된 것에 대해 "듣기로는 청와대에서 굉장히 불쾌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친박연대 홍사덕 선대위원장 등 탈당인사들의 '당선 후 복당' 주장에 대해서는 "득표차원에서 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으로 돌아간다고 해야지 한나라당 지지층을 흔들게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당헌당규를 떠나) 정치적 판단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선거 때 이런 유감을 남기게 되면 당에서 받아주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