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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자신이 직접 영입한 신계륜 전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던지고 총선 하루 전 탈당했다. 선거 총괄 업무까지 맡고 있던 신 전 의원이었기에 손 대표로선 타격이 크다.
공천과정에서 터진 각 계파의 불만은 총선 이후에도 손 대표가 떠 안아야 할 부담인데 해결이 쉽지 않아 손 대표의 고민은 깊다. 당 대표 안착 때까지 측면에서 지원사격을 해준 김대중 전 대통령(DJ) 부터 당내 차기 대권경쟁자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모두가 손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서운함을 나타내고 있다. DJ는 차남 김홍업 의원과 최측근 박지원 전 비서실장의 공천배제 조치에, 정 전 장관 역시 자파 인사들의 공천 배제에 직접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이다.
금고 이상 형 확정자 공천배제 기준으로 공천신청조차 못한 11명은 손 대표에게 불만이 더 크다. 김홍업 박지원 신계륜 이상수 이호웅씨 등은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이들은 출마 지역에서 경쟁력이 높아 손 대표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총선 성적을 떨어뜨릴 확률이 높다.
후보 등록 하루 전에 끝낸 비례대표 공천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명단 후순위에 배치된 후보들은 잇따라 사퇴를 하고 있다. 가장 불만인 쪽은 정 전 장관이다. 24일 성명까지 내고 "실망스럽다"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정동영계 몫으로 당 지도부에 합류한 박명광 의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박 의원은 "당 운영이 비민주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했고 공천 역시 "대단히 편파적"이라고 비판했다.더 큰 고민은 손 대표 자신의 당락 여부다. 차기 대권까지 염두에 두고 상징성이 큰 서울 종로 출마를 선택했는데 경쟁후보인 박진 한나라당 의원과의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발표되는 여론조사 수치로는 당선이 힘든 상황이다. 출마 선언 직후 조사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선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조사에선 많이 쳐졌다. 지난 21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22.5%P(박진 47.2%, 손학규 24.7%)까지 벌어졌다. 뒤쳐진 지지율을 따라잡으려면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당무에 발목을 잡혀 선거운동도 쉽지 않다. 24일에는 신계륜 이상수 이호웅씨 등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오후 지역 선거운동 일정 일부를 취소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