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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문제로 '친 박근혜 전 대표계' 의원들이 무더기로 탈당하는 사태를 지켜보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마음이 답답한 모양이다. 대표직 임기가 얼마 남지않은 강 대표는 최근 부쩍 당 대표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일이 많아졌다.
강 대표는 21일 대구 달서병 유재한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이번 공천에서 대구의 3선 의원들이 다 물러갔는데 한분이라도 살아주기를 바랐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며 "공심위가 워낙 철두철미해서 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역사의 큰 물결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자책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구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강 대표는 공천과 관련, "지금까지 국회의원 2, 3명과 함께 밥을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는데 주위에서는 섭섭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내 이름이 재섭이어서 섭섭한 말을 두 번 이상이나 듣는 것 같다"며 대표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 없어 갈등이 생기면 조정하느라고 힘이 들었다"며 "사무총장 한 자리를 뽑는 데도 이 쪽이니 저쪽이니 하여 많이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가슴이 숯검댕이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강 대표는 "재작년에 대표가 돼 약속한 게 있는데 경선과 본선을 잘 치러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며 "그 후에 혹이 하나 더 붙어 총선을 잘 치르는 것"이라며 총선을 이끌어야 하는 대표직을 '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이번 총선을 잘 치러서 선거에서 우리 한나라당이 기호 1번이 되는 것을 보고 당당히 물러가고자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