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뒤 열흘간 컴퓨터 오작동으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히고 그 원인을 전 정부의 업무 인수·인계 소홀탓으로 돌리는 듯한 뉘앙스로 언급하자 통합민주당은 "미치고 펄쩍 뛰겠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어제 브리핑에서도 말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새 정부 잘못을 모두 남 탓으로 돌리고 총선 삼매경에 빠지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갔더니 컴퓨터가 연결이 안돼 열흘 동안 복구를 못했다며 마치 직전 정부가 새 정부를 방해했다는 듯 한 발언을 했고 그래서 아직도 '야당 같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한 뒤 "모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이것은 (전 정부가) 인수·인계를 안한 게 아니고 (이 대통령이) 로그인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고 비밀번호를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전 정부를 탓하고 야당을 탓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미치고 펄쩍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1세기 미래산업을 개척하고, 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컴퓨터 로그인을 못해 열흘 동안 (업무를) 방치했다면 대한민국 정부라고, 대한민국 정부의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라고 어떻게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최 대변인은 "관련자들을 문책해라"고 요구한 뒤 "이것은 개인 컴퓨터가 아니고 대한민국을 움직이고 관장하는 컴퓨터다. 전달된 비밀번호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컴퓨터가 열흘동안 작동이 되지 않았다는 건 심각한 문제로 웃어넘길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또 공천 후폭풍으로 고민 중인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내부 사정에 빗대 "하긴 한나라당내에서 친이명박 부대를 구축하려고 연일 혈전을 벌이고 당 밖으로는 이 대통령과 충성도가 맞는 분들을 각종 요직에 앉히려고 숙청 쓰나미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에서 컴퓨터가 뭐 중요하겠느냐"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결국 열흘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는 것인데 청와대가 분명한 조치를 하고 해명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