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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7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야 정당이 곧 비례대표(54석) 공천에 착수한다. 한나라당은 정당득표율 50%를 기록하면 최소한 27석이 당선된다. 600명 가까이 몰렸으니 경쟁률은 20대 1을 넘는다. 민주당은 오늘부터 공모하는데 역시 신청자가 많을 것이다. 지역구에 공천된 이는 본선에서 이겨야 국회의원이 된다. 그러니 후보들의 상호 공격으로 인해 검증이 진행될 수 있다. 반면 비례대표는 당선권 내에만 들면 공천이 곧 당선이다. 유권자가 선택할 폭이 매우 좁은 것이다. 따라서 정당은 공천 전에 철저한 검증과 합리적 기준으로 좋은 후보를 골라야 한다.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에서 충원되기 어려운 성격의 국회의원을 뽑자는 것이다. 각 당은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창구로 비례대표를 활용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서민·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과 입법 노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 분야에서 열정과 대표성·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골라야 한다. 여성 분야만 해도 권력과 감투에 관심을 쏟는다는 평판을 받는 요란한 여성운동가보다는 여성 문제에 참신하고 실질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숨어있는 전문가를 고를 수 있다.
민주당은 낡은 이념·투쟁 이론보다는 당에 실용주의 옷을 입힐 수 있는 새로운 전문가·중소기업인 등을 발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선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을 비례대표로 배려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지역구에서 탈락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정당의 주장인데 그런 인사들을 비례대표로 도피시키면 공천의 정당성이 바로 서겠는가. 또 누구는 배려하고 누구는 배려하지 않는단 말인가.
입법부의 충실한 보완을 위해 마련한 제도를 정치세력의 편의품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얼마 전의 내각 인선 파동을 교훈 삼아 양당은 사전 검증에 철저해야 한다. 위법적인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부실한 병역·납세, 표절 등의 하자가 있는지 치밀한 검증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 같은 중요한 공직에 무임이나 불법 승차는 안 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