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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일자 사설 <민주노총도 생각 바꿔 경제살리기 동참해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장석춘 한국노총 신임 위원장은 28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 제1의 국민적 과제가 됐다. 한국노총은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올해 임단협부터 대기업 사업장에서 임금 인상을 자제, 그 몫이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에 사용되게 하겠다"면서 정부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도 적극 참여하고 협력할 뜻을 밝혔다. 전경련도 "결단을 평가하며 기업도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노동자를 성장의 동반자로 삼아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우리 노동운동은 기업인을 노동자의 적으로 봐 왔다. 노조는 회사에서 노동자 몫을 되도록 많이 빼앗아오는 것이 노조원을 위하는 일이고 노조가 이기는 길로 여긴 것이다. 이런 노조의 기업 인식이 거슬러 올라가 기업 역시 노조를 회사 경영의 장애물로 여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 악순환이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의 노사관계를 세계 최악으로 평가하며 한국투자를 기피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는 이런 적대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어느 한쪽이 손해를 보면 다른 한쪽도 손해를 보고 상대방의 이익이 자신의 이익이 되기도 하는 상호 의존적 공생의 측면이 더 많다. 기업으로선 인건비부담이 커지면 인건비가 훨씬 싼 다른 나라로 공장을 옮길 수밖에 없고 파업으로 기업이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노조원들에게 나눠줄 월급봉투도 가벼워진다. 다른 한편 노동복지가 후퇴해 노동자의 생산성이 하락하면 기업 역시 세계경쟁에서 탈락하게 되고 노조의 투명 경영요구가 사라지면 기업도 내부 혁신의 기회를 잃기 쉽다. 장 위원장의 발언은 노사양측의 잘못된 상호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노동계가 먼저 손을 내밀겠다는 말이다.
민주노총도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할 때다. 민주노총은 대한민국 경제의 기둥인 주요 대기업 노조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대기업 노조의 파업으로 제일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그 대기업의 비정규직과 대기업에 부품을 대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다. 대기업 노조원들은 수십억원의 파업기금을 쓰며 버틸 수 있지만 비정규직, 영세업체 노동자들은 공장이 안 돌아가면 가족이 당장 먹고살 길, 아이들 학원비 댈 방법이 막막해진다.
민주노총은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파업을 하겠다. 노무현정부에서 980명이 감옥 갔는데 새 정부에선 9800명이 갈 각오가 돼 있다"는 험한 말을 입에 올리기보다 한국경제와 노동의 현실을 정직한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러면 민주노총도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