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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일자 사설 '민심을 헤아리는 공천을 하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 공천 파동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계파 간 공천 나눠먹기가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와중에 공천이 중진·다선 위주로 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선캠프·인수위·당선인 비서실 출신 등 권력 쪽에 줄을 가지고 있는 공천 신청자들을 놓고도 논란이 많다. 한때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공천심사위가 다시 토론한 끝에 표결 없이 공천하기로 했다. 민주당에선 공천심사위가 호남 30% 이상 물갈이를 결정했다. 박재승 위원장은 손학규·박상천·정동영·강금실 등 지도부의 솔선수범형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비리·부패 연루자 5~6명에 대한 공천 기준을 놓고도 논란이 분분하다.
이러한 갈등은 좋은 공천을 고민하는 몸부림이어서 일단은 긍정적이다. 공천은 정당의 핵심적 기능이다. 제대로 된 공천을 하는 정당은 살고, 시대를 못 읽는 공천을 하는 정당은 필연적으로 죽게 되어 있다. 이명박 시대의 출범은 선진화를 위한 출발이다. 정치는 가장 후진적인 분야인데 이를 바꾸는 데 공천만 한 특효약이 없다. 선진화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는 것이니 공천도 그러해야 한다. 민주당 역시 지난 대선의 참패를 극복할 수 있느냐 여부가 공천에 달려 있다.
공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정치 생산성’이어야 한다. 다선이라고 경륜과 경험만 앞세워선 안 된다. 반대로 개혁공천을 한다고 나이나 선수(選數)라는 잣대를 무조건 들이대서도 안 된다. 의회 경험이 풍부한 노련한 입법자란 언제나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입법·의정 활동을 얼마나 성실히 했는지, 유권자의 평가는 어떤지,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민주당은 호남에서 안주하지는 않았는지, 비리나 이권에 연루된 적은 없는지, 새로운 국회에서 효용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따져야 한다. 부동산투기·위장전입·논문표절 같은 도덕적 하자도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공천이 정당의 기득권 유지 확대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고인 물은 썩게 되어 있고, 썩은 물은 정치 부패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