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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답답하다. 분하고 억울하고…
설날 연휴가 끝나 가는 연휴 마지막 날, 들려온 2.10 테러 사건. 국보 1호 남대문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참히 무너져 버린 날. 적군이 가미가제로 변신해서 돌진한 것도 아니고, 중무장한 간첩이 남파하여 벌인 공작도 아니고.
도대체 우리는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가. 구한말인가? 1960년대인가? 모든 국민을 거의 패닉상태로 몰고 가게끔 한 책임은 반드시 규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삶들이 2.10 사태를 기억할 것일까. 과연 언제까지 국보 1호 남대문 소실을 기억하고 있을까. 하도 자주 잊어 버리는 것이 일상화되 버린 대한민국.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서울 하고도 가장 시내 한가운데에서, 인적이 끊어진 새벽녘도 아닌 초저녁에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 말이다. 사태가 발생한 후에는 사태의 책임을 놓고 갑론을박중이다. 그 누구도 이번 사태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본다. 필자인 본인부터 늘 항상 그곳에 있던 남대문을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그냥 보고만 있었지 애정을 갖고 유심히 관찰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1월에 일본 고베를 다녀왔다. 그곳에는 10여년 전에 있었던 고베 대지진 사건현장을 그대로 보전하면서 그곳을 공원으로 꾸며 후세 및 관광객들에게 경종을 주는 장소로 활용하는 것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우리는 몇 년 전에 있었던 서해교전 사태도 잊어 버렸고, 태안 기름 유출사건도 잊어 버려 가고… . 그러니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도, 성수대교 붕괴 사건도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살고 있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이 벌인 수 많은 비리들을 그냥 잊어 버리고 살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사기꾼, 범죄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이다. 조금만 버티면 다 잊어 버리니까, 잠깐 잠수 타 버리면 그만이다. 다시 돌아와 국민성금 제일 많이 내는 척만 하면 되니까.
전국이 문화재인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제대로 조상님의 숨결을 지키는 곳을 발견하기가 힘들다. 필자가 가본 부여,경주 등 옛 도읍지를 기억하게 만드는 도시에 가서 느낀 점이다. 사찰, 국보급 보물들이 그냥 무방비로 널 부러져 있다는 표현이 맞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무방비 상태인 곳이 비단 남대문뿐일까?
시스템 부재의 나라, 대한민국.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필자가 볼 때, 사회 전 분야에 총체적 부실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고 본다.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 이번 2월말에 바뀌는 정권을 시점으로 사회 전 분야의 시스템확립 차원에서 매뉴얼 작성과 실제사례 만들기 운동을 벌였으면 한다. 예전에 새마을 운동을 통해 전국민이 합심했던 시절처럼 말이다. 가칭 ‘매뉴얼을 만드세요’ 프로젝트를 벌였으면 한다. 맥도날드가 전 세계를 상대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몇 백페이지에 이르는 매뉴얼 덕분 아닌가.
세상은 광속으로 변하는데, 공무원 조직은 그야말로 시속 20킬로미터로 움직이고 있다. 공무원 조직이 안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의 핵심은 공무원의 수장으로부터 배울 것이 없기 때문 아닐까. 아니면 공무원 수장부터 솔선수범을 하지 않으니까 밑에서 알아서 기는 것일까.
이제부터 전 사회 분야에서 매뉴얼 작성 및 실천 운동을 시작해 보자. 필자가 운영하는 ‘서울타이거마케팅’에는 신입사원이 들어 오면 제일 먼저 전화 응대와 거래선 관리,고객관리에 관한 매뉴얼을 가르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제대로 못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매뉴얼대로 전화 받는 것이 안되면 전화를 받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치원 때 배운 그대로 행동하는 것 뿐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벌을 받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는(Back to Basic) 삶이다. 기본을 어기는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 선진사회는 공짜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겉만 보아선 절대로 알 수 없는, 사회를 지탱하는 노하우는 보이지 않는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