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 '맏형'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30일 자신을 공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준비된 정치보복"이라며 흥분했다. 전날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부패전력자는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당규 3조 2항의 엄격적용 방침에 따라 모 기업으로부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법자금을 받은 전력이 있는 김 최고위원은 사실상 공천신청 자체를 못하게 됐다.  

    김무성 "준비된 정치보복이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중진연석회의 도중 문을 박차고 나왔고, 함께 회의에 참석했던 김형오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김 최고위원을 붙잡아 5분여 동안 독대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최고위원은 "정치보복이다. 토사구팽 당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전날 대표직 사퇴까지 시사한 강재섭 대표는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김 최고위원은 "어제 공심위에서 실질적으로 결정된 것과 달리 정종복 의원의 발표는 다분히 의도가 있다"고 운을 떼면서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전날 공심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뇌물수수 등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확정 판결을 받은 인사들은 공천 신청 자체를 배제한다"고 밝혔지만, 공심위 합의 내용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깨끗이 (경선에)승복하고 당이 화합해 정권교체를 위해 준비해야할 바로 그 시점 이후 최초로 열린 전국상임위(2007년 9월)에서 상식을 벗어난 당규 개정을 한 것은 준비된 정치보복이었다"고 비판했다. 

    "피눈물 나게한 정몽준은 최고위원 선출하고, 난 토사구팽"

    그는 또 자신의 과거 전력에 대해 "10여년 전 일이고 공직 임용 기준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형이었다"면서 "이후 16·17대 (국회 때) 엄격한 공천심사위를 통과해 민의의 심판을 받아 압도적으로 당선돼 왔고 또 한나라당 주요 당직을 역임하면서 당의 발전과 전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한 일에 온 몸을 던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그는 전날 당 최고위원직에 단독 입후보해 당선된 정몽준 최고위원을 겨냥, "5년 전 우리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분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고, 10년 동안 당을 위해 갖은 고생을 다한 사람은 당에서 축출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하면서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비난 받아가면서도 화합을 위해 이명박 정부의 힘찬 출발에 모든 협조를 다 했는데 결국 토사구팽 당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당규해석, 각자 입맞에 맞춰선 안돼"…사태 지켜본 뒤 입장 밝힐 듯

    이에 관련,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당헌·당규 논란과 관련,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해석을 편하게 해서는 안된다. 입맞에 맞춰서는 안된다"며 "그런 식으로 한다면 국민도 납득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문제가 되고 있는 부패연루자 공천 배제 규정에 대해 "그 규정이라는 게 작년 (대선후보) 경선이 끝나자마자 정해졌다고 한다. 우리는 그런 규정이 있는 지도 몰랐다"면서 "어쨌든 공심위에서 공천 원칙이 정해졌다면 그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그 적용기준 자체가 모호하다. (공심위가) 한명 한명을 심사하며 법에 저촉되는지 적용한다고 하니 그때 보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