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기로만 듣던 할아버지의 나라를 직접 보고 느끼며, 첨단기술을 배울 수 있어 제 생애 가장 행복한 기간이었습니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이구홍)이 해외 한인 후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유누엔 김 카라베스(26)는 교육이 끝나고 고향에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가슴이 부풀어 있다. 멕시코 현지 한국기업에서 일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재외동포재단이 산업인력공단 국제HDR센터(인천 부평구 구산동 소재)에 위탁 시행하는 '재외동포 한인후손 초청 직업훈련'을 받는 멕시코 한인 후손 30명 중 5명이 최근 (주)포스코 멕시코 알타미라 CGL법인에 채용 결정된 것이다.

    재외동포 한인후손 초청 직업훈련은 2005년 중남미 순방 중 멕시코 한인회의 건의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한인 후손들의 안정적인 취업기반 마련과 현지 주류사회 차세대 양성을 위해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과정동안 IT, 전자제품수리, 자동차 정비, 용접 등 4개 분야로 나눠 교육하며, 2006년 멕시코 1기 29명이 수료한 이후, 현재 2기가 진행 중이다.

    한국 문화 친숙하고 성실해 우리 기업 해외진출에도 큰 도움

    100여 년 전 멕시코 사탕수수밭에서 고생하며 갈 수 없는 모국을 그리워하던 한인 애니깽의 3, 4세 후손들이 모국에서 최신기술을 습득한 후 다시 멕시코로 돌아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이다.

    멕시코 교육생들은 한국에서 배운 기술력과 더불어 한국문화에 대한 동화 및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이 뛰어나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서 우선 채용하고 있으며, 현지 멕시코 기업들도 한국과의 교역을 위해 이들을 선호하고 있다. 포스코 측 면접관 김민동 법인장은 "멕시코에 처음 진출 했을 때 언어가 통하고 한국 문화에 친숙한 근로자가 필요했는데, 한인 후손 1기 교육생 2명을 채용한 후 회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향후에 채용 기회를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생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 기술 뿐만 아니라 문화유적답사 및 한국가정 방문(Home Visiting) 등으로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배우며,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재외동포재단 기춘 사업이사는 "타국에서 고생한 한인 선조들에 대한 보답차원에서 후손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시작하였지만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에는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수료한 교육생 사후관리를 체계적으로 해 교육효과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