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昌)당' 창당을 준비중인 이회창씨가 4월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지역구를 거론하며 출마 적임자까지 지목했다는 소식에 한나라당은 차가운 미소를 보냈다. 총선을 겨냥한 이씨의 홍보전략일 뿐이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종로의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탄핵 역풍을 뚫고 수도권 재선에 성공했으며, 당내 '국제통'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를 맡아 활약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 의원은 7일에도 통일부, 민주평통자문위, 국가안보전략회의(NSC) 등의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며 인수위 활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이씨의 움직임은 가능하면 여론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지역에서, 그리고 차기 정부의 중량감 있는 인물과의 대결을 유도해 자신이 만들 당을 적극적으로 알려보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정말 보수신당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이를 이번 총선에서 부각시켜보겠다면 이씨 본인이 나서봐라"며 "단지 신당을 홍보하려고 대리인을 지목하고, 특정 지역을 거론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종로 지역의 관계자는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도 "종로가 아무 정치인이나 지나가다 들이미는 곳도 아니고…"라며 혀를 찼다.그러나 이씨가 느닷없이 일부 인사들에 종로 출마를 종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졸지에 '경쟁자'가 되버린 박 의원측은 특별한 반응없이 덤덤한 입장이다. 다만 이씨가 지난 대선 출마과정에서 경기고, 서울법대 후배이자 총재시절 특보를 지낸 박 의원에게 서운한 감정이 쌓인 것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에는 "그럴만한 관계가 절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앞서 이씨는 6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전원책 변호사와 이상돈 중앙대 교수를 만나 "두 분과 유석춘 연세대 교수 등 '보수논객 3인방' 중 한 명이 종로에 출마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특히 현역 의원인 한나라당 박 의원의 중량감 등을 볼 때 '보수 3인방' 중에서도 전 변호사가 적임자가 아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