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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31일 사설 '당선자는 공천 전횡 말고 박 전 대표는 쇄신 막지 말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엊그제 당 경선 이후 거의 넉 달 만에 만났다. 공개된 대화에서 당선자는 박 전 대표의 선거 지원 유세에 감사를 표했고, 박 전 대표는 “당원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내년 4월 총선 공천 얘기가 나오자 좋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 과반수 의석 확보가 절실한 당선자 측은 공천 쇄신이 필요하다고 하고, 박 전 대표 측은 이것이 자신들을 제거하려는 음모 아니냐고 걱정한다. 당선자 측은 공천을 빨리 하면 탈락자들이 ‘이회창 당’으로 몰려간다고 우려하는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공천을 늦게 해 우리가 반발할 시간을 안 주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국민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나라당이 앞으로 5년간 집권당이기 때문이다. 집권당의 분열과 지리멸렬은 국정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노무현 정권에서 익히 보았다.
국회의원 공천은 정당 내부에서 저들끼리 나눠먹는 것이 아니다. 정당도 국회의원도 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주요 정당 당헌에서 반드시 당 외부 인사가 공천심사위에 들어가게 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현역 의원들을 실적과 능력, 발전 가능성, 청렴성과 관계없이 전원 재공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집권당이라면 새로운 인재를 수혈해 지금의 수준은 벗어나야 한다. 해야 할 물갈이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선자 측근들이 그런 말을 하고 돌아다니면 상대방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당헌·당규는 당 최고위원회의가 공천심사위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당헌대로 한다고 공천 심사가 100% 당선자의 영향력 밖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면 순진한 생각일 것이다. 박 전 대표 측에서 피해의식을 가질 만도 한 상황이다.
결국 당선자에게 달린 문제다. 경선 때 박 전 대표 쪽이었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하는 일도 안 되고, 박 전 대표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천을 받는 것도 안 된다. 당선자 편에 섰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합리적인 선이 있는 법이다. 새 정부가 출발도 하기 전에 집권당 안에서부터 파열음이 나고 삐걱거리는지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