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9일자 사설 <‘노사모’ 보고 놀란 가슴 또 놀라지 않게 해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이명박 당선자가 28일 ‘선진국민연대’라는 단체의 전국대표자대회에 참석해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강력한 동지와 협력자, 건강한 비판자로서 내 가까이 있어달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당선자를 지지하는 250여개의 각종 포럼과 산악회 등이 모여 만든 조직이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회원은 460만명이다. 이들은 대선기간 ‘1명이 3명씩 설득하면 500만 표를 더 이길 수 있다’는 ‘135운동’을 벌였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공식 조직도 아닌 외곽 단체가 이렇게 열성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줬으니 당선자로선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의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이 장면을 바라보는 국민 마음은 꼭 그런 것 같지가 않다. 지난 5년간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대통령 사조직 ‘노사모’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또 놀라는 모양이다.

    노사모도 한때는 국민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기관차 역할을 하다시피 했다. 그 노사모가 자신들이 밀었던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천천히 또박또박 악랄하게 갈 것”이라며 정권의 ‘홍위병’인 양 날뛰기 시작했다. 정권을 비판하는 신문사의 자회사에 불을 지르고, 테러당한 야당 대표를 향해 “성형수술도 했느냐”는 폭언을 퍼부었다.

    대통령은 취임한 지 1년 되는 날 이런 노사모 행사에 나가 “여러분들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민혁명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다시 한번 떨쳐 일어나자”고 선동했다. 대통령과 사조직이 서로 고무, 격려하면서 나라를 뒤집고 사회를 싸움판으로 만들며 동반 자살의 길을 걸어갔다.

    ‘선진국민연대’는 노사모와는 구성도 다르고, 선거 때의 행태도 달랐다. 누구를 비난 공격하는 선봉대 역할이 아니라 선진국 지향의 발판이 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대측은 “당선자의 선진화 노력을 뒷받침하고 새 정부가 잘못하면 비판도 하겠다”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밝혔다.

    당선자와 국민연대는 출발에서 몰락에 이른 노사모의 행로를 되돌아보며 거기서 반면교사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 국민연대 같은 정권 지지 단체들이 조금만 빗나가면 사회적 이목을 끌게 되고 대통령과 국민을 갈라놓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국민연대 외에도 당선자를 지지했던 여러 팬클럽이 있다. 이들도 어떤 자세가 당선자와 나라를 정말로 위하는 길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