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7일자 사설 '데이비드 엘든 인수위(引受委)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데이비드 엘든 회장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공동위원장에 임명됐다. 인수위는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잡고 정책의 기본 틀을 짜야 하는 기구다. 그런 인수위에 처음으로 외국인이 참여하게 된 것은 파격이나 신선한 느낌도 든다. 오로지 능력만을 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엘든 회장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세계적 금융기관인 HSBC에서 37년을 근무하며 회장까지 지냈다. 지난해 두바이 정부에 스카우트 돼 두바이가 중동의 금융 허브를 목표로 국제 금융기관들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국제 금융센터의 최고 책임자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엘든 회장을 끌어들인 것도 해외 투자 유치에 기여해 달라는 뜻으로 보인다.

    엘든 위원장의 기용은 그런 실질적 의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 사회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 인구의 2%를 웃돌게 되면서 급속히 ‘다문화사회’로 바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는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고 대학 교수나 국내 대기업의 외국인 임원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특히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는 거의 전무하다. 외국 출신 고위 공직자는 생각하기도 힘들었다. 순혈주의때문이다.

    미국에선 100대 기업 가운데 외국 출신 CEO가 지휘하는 기업이 15개나 된다. 홍콩은 실·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 140여명 가운데 20여명이 외국인이다. 국적보다는 능력과 전문성을 먼저 따지는 세계화시대의 흐름이 우리 기업과 대학으로 흘러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