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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2일자 사설 '당선자 주변,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다 '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진영의 핵심들이 요즘 하루에 수백 통씩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축하 인사와 함께 새 정권에 줄을 대기 위한 청탁성·민원성 전화가 밀려들고 있다는 얘기다.
대선이 끝날 때마다 당선자 주변에서는 늘 있어 왔던 현상이다. 더구나 지금은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된 상황이다. 새로운 권력 지형, 새로운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당선자 캠프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운 실세들에게 줄을 댈 수 있느냐에 사활을 거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검은 손길이 언제 누구에게 뻗칠지 알 수 없다. 과거의 예로 보면 바로 이 과정에서 당선축하금 수수와 같은 부패 고리와 불법 거래의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바로 노무현 정권의 출범기가 그랬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 공보특보였던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2003년 10월 “대선 이후 12월에 (노 당선자의) 참모들이 이성을 잃은 듯했다. 여기저기서 돈벼락이 떨어지니 정신을 차릴 수 있었겠느냐. 참모들이 마치 이참에 못 먹으면 안 될 것처럼 달려들더라”고 말했었다.
훗날 검찰 수사를 통해 노 후보가 ‘당선자’로 확정된 지 6일 만에 그의 ‘집사’ 격인 한 측근이 재벌 회장에게서 11억원어치 양도성예금증서를 받아 챙겼던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의 ‘왼팔’이라던 386 측근과 수행비서도 정권이 공식 출범하자마자 기업들로부터 몇 억원씩을 받았다. 측근들의 이런 행태는 그들이 대선 직후부터 그 기업들의 끈질긴 유혹을 받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종필씨의 말대로라면 드러난 게 이 정도일 뿐 밝혀지지 않은 검은돈 거래도 숱할 것이다.
5년 전은 정권 교체가 아니라 같은 세력 간의 정권 이동이었는데도 이 정도였다. 그렇다면 정권이 바뀐 이번엔 당선자 주변 사람들에게 5년 전보다 더 많은 ‘유혹’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엔 10년 야당 생활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들이 유혹에 넘어간다면 새 정부의 앞길도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당선자 주변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