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줄'에 '전기톱'까지 등장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국회 본회의장에 15일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격한 '몸싸움'을 벌였던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이날도 'BBK 특검법'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전날과 정반대가 됐다. 통합신당이 힘으로 되찾은 본회의장을 봉쇄한 채 점거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본회의장 밖에서 농성 중이다.

    양당은 이날 오전 각각 긴급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열고 임채정 국회의장이 17일 직권상정을 예고한 'BBK 특검법'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급하게 움직였다. 통합신당은 17일 오후 2시 본회의가 열릴 때까지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으며 한나라당은 본회의장 진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어 주말동안 또 한 차례 충돌이 예상된다.

    통합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및 비상대책위 연석회의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BBK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고 과반수가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17일 특검법을 통과시켜 국민의 여망을 받들 것"이라며 "진실의 불꽃을 피울 수 있는 건 국회뿐이며, 의장도 17일 직권상정을 약속한 만큼 의회에 주어진 국민의 명령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죽을 각오로 싸워 저지하겠다"며 실력행사도 불사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BBK 특검법 직권상정 저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정략적 특검법 통과에 결코 응할 수 없다"며 "월요일(17일) 본회의에 직권 상정하려고 하는 특검법에 대해 죽을 각오로 싸워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17일 본회의에서 임채정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 50여명과 사무처 직원 및 보좌진 20여명은 본회의장 정문에 '법치주의 파괴하는 탄핵폭거 중단하라' '헌법 위에 신당인가. 헌법파괴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세워 놓고 연좌농성을 진행 중이다. 한 주요당직자는 "통합신당 측이 했던 것처럼 전기톱이라고 동원해서 들어가야 되는 것 아니냐"며 본회의장에서의 또 한 차례 '난투극'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BBK 사건' 수사검사 탄핵소추안의 자동폐기 시한인 이날 오후 2시까지만 본회의장 농성을 이어 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