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신반대 긴급조치 구속, 민청학련 연루 강제징집 등을 주요 경력으로 내세우며 민주화 이미지를 강조해온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MBC기자 시절 전두환 정권의 '나팔수'노릇을 했다는 자료가 제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정 후보가 자신의 아들은 우리나라 특목고에 이어 미국 명문사립고에 보냈으면서도, 후보 공약으로 공교육을 내세우는 '두 얼굴'도 함께 거론됐다.
KBS 시사프로그램 '쌈'이 3일 방영한 '대선후보를 말한다-무신불립(無信不立)'편에서는 정 후보가 1982년 8월에서 9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동행취재한 후 '정권 홍보'에 열을 올리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정 후보는 "(케냐에서는) 전두환 대통령 방문 직전에 불발 쿠데타가 일어나 내정에 불안을 겪기도 했지만 이번 대통령의 방문으로 내정 수습에 도움을 받았다"거나 "문명사학자들의 예견과 함께 일찍이 전두환 대통령이 주창한 바 있는…" 등의 표현으로 정권을 극찬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정권의 정당성을 국내외 홍보하기 위해 집권 초 잦은 순방외교를 펼쳤고 대다수 언론이 선전에 동원됐다"는 내레이션에 이어 등장한 정 후보는 전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결산하면서 "교민들의 사기진작이라는 측면을 빼놓을 수 없다"며 특유의 심각한 표정으로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별도의 테잎으로 제작돼 전두환 정권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정 후보의 발언내용. "케냐역시 동부아프리카의 정치적 영향력이 큰 국가로서 사실 전통 방문직전에 불발쿠데타가 일어나 내정에 불안을 겪기도 했지만 이번 대통령 방문으로 내정수습에 도움을 받았고…. 또 한가지 이번에 중요했던 것은 교민들의 사기진작이라는 측면을 빼놓을 수 없다. 가는 곳마다 교민들을 불러놓고 당신들이야말로 진정한 행동하는 애국자다 격려하고 했다. 세계문명의 중심이 지중해로부터 대서양으로, 대서양으로부터 태평양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문명사학자들의 예견과 함께 일찍이 전두환 대통령이 주창한 바 있는…" 정 후보는 이와 관련해 '정권홍보 기사를 쓴 적이 있느냐'는 KBS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정 후보의 아들 교육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는 특목고에 다니던 아들을 2001년 미국 보스턴의 브룩스스쿨에 입학시켰다. 이 학교는 한해 기숙사비만 4만달러가 넘으며 안락한 도서관, 아이스하키장, 헬스장까지 갖추고 있어 일반적인 고등학교와는 거리가 먼 초호화 사립고다.
이같은 사실과 반대로 정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을 비판하면서 "우리사회를 양극화로 몰고 간다" "시장만능주의 철학" "강자독식주의와 닿아있다" "나머지 일반학교에 간 학생과 학부모는 어떻게 되나"며 강변했다. KBS는 "정 후보가 공교육과 거리가 먼 엘리트 교육을 시켰지만, 자기 자녀의 교육방식과 대선 후보로서의 교육공약은 달랐다"고 비꼬았다.
방송은 또 이명박 후보와 관련해서는 서초동 땅 문제를 집중 점검하면서, 1993년 공시지가가 높다며 서초구청을 상대로 한 소송을 벌인 사실과 줄곧 보유 재산의 규모를 낮추려 애쓴 흔적을 찾아 공개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두 번의 대선 실패와 차떼기에 대한 책임을 부각했다. 이어 문국현 후보의 경우는 두 딸에게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주식을 증여한 문제를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