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 대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 3일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이 후보 지지선언과 한나라당 입당은 이같은 움직임에 속도를 더하는 증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한나라당은 내친 김에 국민중심당, 민주당,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앞서 이 후보와 시내 한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향후 세부일정을 논의했으며, 강재섭 대표와도 만나 입장을 정리하고 인사를 나눴다.

    한나라당과 이 후보측은 "대세론이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며 반색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중도우파세력의 분열이 15대, 16대 대선에서 좌파세력에게 정권을 내준 원인이었다"면서 국중당, 민주당, 이회창 후보를 향해 "국민통합대열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회창 후보에게 "우파분열의 책임이 있는 이회창 후보는 한나라당을 도와야 한다"며 "두번이나 대선에서 패배해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책임을 잊어서는 안되며, 또 우파 표를 분산시킨다면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 후보측은 민주당을 탈당한 조순형 의원 영입을 위해서도 물밑접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 후보와 회동했던 심 후보는 이날 이회창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앞서 국중당 정진석 의원은 "선택의 시기가 온다면 이회창 후보가 아닌 이명박 후보가 돼야 한다"며 이 후보를 위한 심 후보의 희생을 강조한 뒤, 선대위원장직을 내놓아 국중당 내부 분열도 예상된다.

    이 후보에 대한 보수단체의 지지도 계속됐다. 17만여명 회원을 보유, 최대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난달 말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김진홍 상임의장은 "뉴라이트 운동의 장기목표인 선진통일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선 단기목표인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통 야당이 합법적으로 낸 이 후보 당선을 위해 뉴라이트전국연합 17만 회원들이 모두 선거 운동원으로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한국당 강승규 대표와 HID유공자 동지회 김종복 회장 등 강경보수단체도 지난달 30일 이 후보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막바지에 이른 BBK핵심인물인 김경준의 검찰 수사결과에서 이 후보의 무관함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김경준이 제시한 '이면계약서'는 위조라는 결론을 이미 내렸으며, 이 문서에 사용된 도장 역시 김경준 부인의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검찰 발표에 따라 BBK의혹이 걷히게 될 경우,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 결집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정치권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