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의 대검찰청 항의방문을 ‘검찰 협박’이라고 맹비난하던 한나라당이 30일 ‘BBK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검찰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문 목적’은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유지해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선거대책회의에서 “통합신당이 검찰을 위협하고 협박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검찰이 정도를 걸어갈 수 있도록, 공정한 기사를 촉구하는 검찰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합신당의 검찰 항의 방문과의 ‘차별성’을 노린 듯 “여권의 어떤 압력도 뿌리치고 극복해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후 1시 긴급 의원총회도 소집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전날 통합신당의 검찰 항의 방문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난했다. 안 원내대표는 “통합신당 국회의원 60~70명가량이 대검찰청을 방문해 BBK 사건에 관해 검찰에 압력을 행사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하도록 유도하는 일이 있었다”며 “이것은 명백하게 검찰권 침해고 검찰에 대한 협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들도 오늘 오후 1시 비상 의총, 긴급 의총을 열어서 이런 문제와 언론 보도 문제 등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참고인들이 이 후보의 무관함과 결백을 주장한 증거가 있다. 증거와 진술이 드러나면 이 후보가 결백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통합신당은 검찰에 억지로 김경준 진술에 부합하는 조사를 해서 빨리 발표하라는 취지 아니냐”고도 했다.

    통합신당이 ‘BBK 비상 의총’이 열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한 29일 한나라당은 “떼거리로 검찰청에 몰려가서 검찰을 협박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집단 최면에 걸려 있는 것 아니냐. 정말 노망했다. 이성을 잃었다”(강재섭 대표) “공작수사를 압박하는 공작정치를 당장 그만둬라”(나경원 대변인) 등 그야말로 집중포화를 퍼부었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해 달라고 촉구만하고 점잖게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국가의 공권력을 믿고 공정하게 수사해달라고 하고 있다”(강 대표)고 ‘자부’했다. 한나라당의 검찰 방문 계획을 밝힌 안 원내대표도 전날에는 “조용히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했었다.

    통합신당의 검찰 방문은 “검찰 협박, 검찰권 침해”이지만 자신들의 검찰 방문은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하는 한나라당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아전인수(我田引水)’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