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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대통령 후보 선거에 등록한 12명 후보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이회창·정동영 후보가 '2중'을 이루는 '1강 2중 다약(多弱)구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가 27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실시한 정기여론조사에서 '오늘 투표한다면 누구를 찍겠는가'라는 지지도 질문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39.6%), 무소속 이회창 후보 (21.0%),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17.8%),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7.1%),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2.5%), 민주당 이인제 후보 (0.7%),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0.4%) 순으로 나타났다. 이수성, 정근모, 허경영, 전관, 금민 후보 등의 군소후보들은 통계상 유의미한 지지율이 잡히지 않았고 5명을 모두 합해도 0.4%에 불과했다. '지지후보 없음·무응답'은 10.5%였다.지난 18일 조사에 비해 이명박 후보는 3.1%포인트 하락했지만 중위권과 두배 가까운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회창 후보는 현상유지(0.8%포인트 상승), 정 후보는 4.6%포인트 상승했다. 이명박 후보는 인천·경기(7.8%포인트), 대구·경북(9.3%포인트)에서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반면, 정동영 후보는 광주·전라(14.7%포인트)에서의 상승폭이 컸다.
'지지후보의 도덕성 문제나 이후 선거동향에 따라 변경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계속 지지하겠다'(53.7%), '변경할 수도 있다'(41.1%)는 '후보변경 의향'이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경의향층'(411명)의 절반가량이 '지지후보 없음·무응답'(46.9%)인 가운데 이회창 후보(17.3%) 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쏠렸고, 이어 정동영(14.4%)·이명박(8.5%)·문국현(5.6%) 후보로 바꾸겠다고 응답했다.
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BBK 주가조작사건'이 올 대선의 최대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BBK사건'에 대한 입장이 '이명박 지지층'과 '반(反)이명박 지지층' 간에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명박 후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BBK사건과 관련, '이명박 후보 주장이 맞다'는 응답은 25.3%에 불과했으나, '김경준씨 주장이 맞다'는 답변은 46.6%였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 지지층은 44.5%가 '이명박 후보의 주장이 맞다'고 응답한 반면, 이회창 (54.8%)·정동영 (66.9%)·문국현(78.7%) 후보 지지층은 '김경준씨 주장이 맞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지지후보 결정 시 BBK사건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이명박 후보 지지층은 23.2%만 '받았다'고 답했으나, 이회창 후보 지지층은 69.7%, 정동영 후보 지지층은 56.9%, 문국현 후보 지지층은 61.3%가 '받았다'고 응답했다. 'BBK사건'이 이회창 후보 지지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문화일보와 디오피니언이 후보등록 직후인 27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를 통해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