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준 씨가 공개했던 이면계약서의 도장을 가리켜 한나라당의 많은 책임 있는 당직자들은 ‘위조된 가짜도장’이라고 매체를 통해서 열을 올리며 투사처럼 흥분했었다.

    그러나 웬걸, 검찰 수사결과 한나라당이 큰소리치며 가짜도장이라고 외쳤던 바로 그 도장이 진짜임이 드러났다.

    결국 이면계약서의 이명박 후보의 도장에 관한한 김경준 씨가 승자고, 한나라당은 거짓말 한 패자가 되었다.

    이걸 어떻하나?

    한나라당 클린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가짜 인감’이라고 매스컴에 얼마나 큰 소리를 쳤었던가.

    28일 SBS 전망대에 출연한 박희태 한나라당 선대위 고문은 한풀 꺾여 “우리가 처음에 주장한 건 한글 이면계약서에 날인된 도장이 이명박 후보가 그 당시 사용하던 인감도장이 아니라는 것이었다”면서 “그 때 찍힌 도장이 인감도장이 아니고 당시 그냥 김경준 씨가 보관하고 있던, 회사에서 사용하던 도장인지 아닌지는 저희가 확실히 알 수 없다”고 한 발을 빼고, 여태까지 가짜라고 외쳤던 한나라당의 주장에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그러면서 한다는 얘기들이 ‘도장의 진위여부가 사건의 본질이 아니지 않느냐’며 위조 인감이라고 주장하던 모습에서 방향을 급선회하고 있다.

    더더욱이 웃기는 것은, 지난 23일 홍준표 의원은 이면계약서의 7가지 위조 가능성까지 제시하면서 큰소리를 쳤다는 사실이다.

    홍준표 의원은 ‘김경준 측이 제시한 2000년 2월 21일자 한글계약서 상의 인감은 이(이명박) 후보가 인감을 잃어버리기 전의 것과 새로 사용하고 있는 인감 모두와 불일치하는 가짜’라고 주장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그는 김경준의 거짓 행각이 드러났다고 외치면서 전쟁터에 나간 위대한 전사 선봉장처럼 대대적인 공세를 폈었다.

    검찰 조사결과 여태까지 한나라당이 가짜라고 주장했던 도장이 진짜 도장으로 밝혀짐에 따라 한나라당도 관성적으로 사실여부를 떠나 무조건 ‘아니다’, ‘위조다’, ‘가짜다’ 등등으로 큰소리치는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커졌다.

    정당이 거짓말을 하면 못 쓴다.
    그것도 수권정당이라고 잔뜩 목에 힘(?)이 들어간 한나라당이 정치 공작적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거짓말을 계속해서야 되겠나.

    한나라당은 조용히 검찰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지혜와 신중함이 필요하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