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삼성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히며 자신의 '당선축하금'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을 비난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노 대통령은 당선 후 '돈벼락'의 규모를 밝혀라"며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삼성 특검법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도 수사 대상에 '당선 축하금'이 포함된 것을 '대통령 흔들기'로 규정하고 "의혹 근거가 뭐냐. 대통령이 당선축하금을 받았다고 할만한 근거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한나라당 홍준표, 안상수 의원을 겨냥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당선축하금'을 "대통령 선거가 끝나 선거자금 소요의 이유가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당선자 측이 불법으로 금품을 수수한 행위를 포함해 당선자 신분으로 받은 포괄적 금품을 미화해 포장한 것"이라고 정의한 뒤, 중앙일보의 2003년 10월 16일자 기사(대선 후 밀려드는 돈벼락에 盧 386 측근 등 이성 잃어)를 인용 "그동안 노대통령은 당선축하금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바로 이러한 행위가 2002년과 2003년 부패척결을 외치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근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나 대변인은 "노 대통령 최측근 최도술 전 청와대 비서관은 당선자 시절 SK와 부산지역 건설업체로부터 10억4500만원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이자 측근인 이영로는 대통령 선거 개표가 끝나기도 전인 2002년 12월 19일 밤 최도술의 알선으로 SK 손길승 회장에게 금품을 요구했고, 이후 12월 25일 11억원의 CD(양도성예금증서)를 받았다. 이영로는 이듬해인 2003년 1월과 2월에도 (주)반도종합건설 회장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9억5000만원, 장복만 (주)동원개발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오른팔이라 불리던 안희정씨도 거론하며 "선거가 끝났고, 특별히 선거가 눈앞에 있던 시기도 아닌 2003년 3월과 6월에 (주)태광실업 회장에게 2억원, (주)반도종합건설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각각 수수했다"고 지적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노 대통령 경선당시 대변인이었던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2003년 10월 16일 '대선 당선 후 노 대통령 측근과 참모들이 돈벼락에 정신을 잃었다'고 주장했다"면서 "노 대통령 측근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유 대변인의 말이라서 더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또 같은 날 논평에서 삼성특검법과 관련, "특검은 권력형 비리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기업 활동에 지나친 부담을 주는 특검은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비자금의 용처와 당선축하금에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의혹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특검의 단호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노 대통령이 특검을 국회 횡포이고 지위 남용이라고 비판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3권 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선축하금에 대해 '대통령 흔들기' 운운하면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도 어이가 없다. 결백하다면 굳이 사족(蛇足)을 달 필요가 없었다"며 "특검수사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특검에서 그동안의 의혹이 말끔히 씻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