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선거운동 시작일(27일)을 앞두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선후보의 유세지원을 나서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이회창씨 지지자들은 박 전 대표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또한 박 전 대표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박사모 운영진은 이회창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근인 김재원 의원은 26일 박 전 대표의 뜻을 전하며 지원유세는 당원으로서 기본적인 도리이자 책무라는 점을 밝히면서 팔짱끼고 앉아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회창씨 지지자들의 이 같은 반응은 이씨와 지지층이 겹치는 박 전 대표가 이씨를 도와주면 이씨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것이 수포로 돌아가자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란 분석이다. '박사모' 또한 이명박 후보를 향해 '한나라당 후보 자격이 없다'면서 경선 이후 후보사퇴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터라 어떻게 해야할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6일 이씨 팬클럽인 '창사랑' 홈페이지에는 박 전 대표 비난글들이 이어졌다. 아이디 'sambo11'은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도 너무 실망했다. 같은 대구사람이라 박근혜님에 정이 많았는데 배신당한 느낌도 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pp0831'은 "박근혜가 오랜 시간 장고하기에 무슨 결단이라도 하는가 했더니 결국은 자기 위상을 최대한 올리려는 목적이었다"고 비난하면서 "처음 이명박 비리를 제기할 때는 '절대 나라를 맡길수 없다'고 성토하더니 이제는 승복했으니 어쩔수 없다고 한다. 이명박에 대한 약속이 그리 중요하면 경선 때 국민에게 '비리 후보자는 절대  안된다'고 한 약속은 어디 갔느냐"고 쏘아붙였다.

    'aska777'도 "경선 연설에서 날선 공격을 하던 사람이, 부패덩어리를 위해 지원유세를 하겠다고 한다. 지지했던 사람들을 배신하고 썩은자에 얼굴마담노릇을 자처하겠다는게 원칙이요, 정도냐"고 비난하면서 "오늘부로 한 정치인에게 기대했던 희망을 꺾어버렸다. 씁쓸하고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잘생긴늘그니' 또한 "원칙을 지향한다고 떠들던 박근혜를 지지했었지만 지금보니 그의 행태는 말만 원칙이었다"며 "그 원칙을 부르짖던 박근혜가 이제 자기만의 정도를 가기위해 자기 당 후보 지지 유세를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박사모' 홈페이지에도 박 전 대표 성토의 글들이 빗발쳤다. 아이디 '안동김삿갓'은 "박사모는 여태껏 개밥에 죽을 쒔단 말이냐. 박 대표가 이명박 킹메이커 한다면 박 대표 지지한 국민과 박사모는 개밥에 죽을 쒔다"고 토로하면서 "박 대표가 이명박 돕는다면 박사모는 일 년 내내 죽 써서 개를 준 꼴"이라고 말했다.


    '아띠카'도 "근혜님 당신의 입으로 안된다고 해놓고 그 입으로 이명박 지원 유세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경선 때 BBK 의혹을 말씀하셨던 것은 근혜님이 실수 한 것이냐"고 되물으며 "지난 경선 후 울분을 참지 못하고 근혜님의 복귀만을 기다리던 4700여명의 박사모는 뭐가 되느냐"고 따졌다. '폭발직전'은 "유세지원 결정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면서 "박근혜님이 이명박을 유세한다면 근혜님을 위해 헌신하던 1000만 명의 국민에게 배신 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박사모' 운영진 또한 '석고대죄, 박근혜 대표님께'란 편지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님께서 이명박의 지원유세에 나서시는 것만은 안된다"며 "저희는 오늘(26일) 밤 대표님 댁 앞에서 석고대죄하여 저희들의 뜻을 전하려 하오니 부디 이번 한 번만 그 뜻을 거둬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회창 캠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사모가 27일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을 하기로 했다"며 "박사모 전국대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오후 이회창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