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철도공약과 관련, "급조된 철도공약으로는 준비된 운하 공약을 이길 수 없다"며 "유행어 만들기식 말장난을 중단하고 진중한 정책대결 모습을 보여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한반도대운하 특위 위원장인 박승환 의원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달나라 공약'을 내세웠던 정 후보가 국민 반응이 시큰둥하자 이번에는 1175Km짜리 철도 건설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면서 "'달나라 공약'보다는 조금 이성을 찾은듯 하지만 여전히 현실과는 한참 거리가 먼 망상에 불과한 공약"이라고 폄하했다. 정 후보는 지난 7월 4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방문해 우주항공 세계 7대 강국을 만들겠다는 이른바 '에어세븐'(Air-7) 프로젝트를 내놓은 바 있다.

    부산에서 파리까지 철도를 연결해 물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 후보의 주장에 박 의원은 "대륙 철도를 한반도까지 연결하려면 북한 지역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남북간 복잡한 정치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다"며 "5년 임기 대통령 공약으로 걸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정 후보가 한반도 5대 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 대운하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경부운하 540Km 구간 중 인공수로를 만드는 구간은 40km에 불과하고 500Km는 자연수로를 그대로 이용한다"며 "정 후보의 공약대로 철도를 놓으려면 지반 공사부터 시작해서 모든 구간에 땅을 파헤치고 공사를 해야 하는데, 40km 수로 건설이 환경파괴라면 1175km 땅파기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땅을 파헤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철도는 소음, 토양, 대기, 수질 면에서 운하보다 훨씬 반 환경적"이라고 부연하며, "공사 자체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는 물론, 철도 건설 이후 대기 오염과 수질 오염을 생각하면 1175km짜리 철도 공약은 도저히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공사비용과 관련해서도 "1175km의 철도를 놓는 데 38조원이면 충분하다는 것 역시 전혀 산출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면서 "KTX(고속철도) 2단계 공사비는 km당 평균 432억원이 들었다. 단순히 산술 계산해도 1175km 철도를 놓으려면 50조원 이상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정 후보를 향해 "'개성동영', '달나라 동영'으로 별다른 지지를 얻지 못하자 이번에는 '철도동영'이 등장했다"고 비난하면서 "별다른 내용도, 현실성도 없이 단기간에 지지율을 만회하고자 그저 말장난이나 하면서 유행어가 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대권후보라고는 봐 줄 수 없는 '참을수 없는 가벼움'"이라고 맹비난했다.

    정 후보는 지난 8일 부산에서 "'운하명박'이 아니라 '철도동영'이 대한민국을 살린다"며 '한반도 5대 철도망' 건설 공약을 발표했다. 정 후보의 '한반도 5대 철도망'은 한반도를 5개 축으로 나눠 총 10년간 38조원의 예산을 들여 1175㎞의 철도를 건설하겠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정 후보는 이를 "철도와 도로가 조화를 이루는 종합교통체계를 구축,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과 대륙 연결 철도망을 추진해 물류산업강국을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