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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저녁 김경준씨(BBK 전 대표)의 한국송환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검찰 소환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은 "대통령 선택권은 주권에 관한 문제인데 이것이 사기꾼의 입에 의해 놀아난다면 국민이 대통령을 선택할 권리를 사기꾼 한 사람이 선택하는 게 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승덕 "사기꾼 김경준 입에 놀아나선 안돼"
17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섭집중'에 출연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고승덕 변호사는 이 후보의 소환 문제를 "단순한 정치적 파장 문제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히고 이 후보가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면 "국민이 우롱당하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변호사는 김씨의 검찰 조사와 관련해서도 "김경준씨 부분은 이미 그 전에도 조사가 끝났고 이번에도 검찰이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금방 조사가 끝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명박 후보 부분은 계좌가 나온 것도 없고, 그동안 여러 가지 의혹은 실체나 근거가 없이 계속 주변적인 데 연루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부분들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가 입국 당시 "일부러 (대선을 앞두고) 이때 온 것은 아니다. 민사소송에서 이겨서 왔다"고 주장하며 한나라당에서 제기한 '귀국공작설'을 부인한 것에 변호사는 "미국에서 1심판결 후에 지금은 항소 중이어서 민사소송이 끝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끝난 재판은 범죄인 송환 재판인데 이 범죄인 송환 재판에서는 주가조작과 횡령혐의가 인정됐고, 김씨도 승복해서 판결이 확정됐다. 그래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가 언급한 민사소송은 이 후보의 친형과 처남의 회사인 다스의 투자금 반환 소송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스는 김씨에게서 투자금 190억원 중 140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고, 김씨는 8월1심 판결에서 승소했다.
홍준표 "후보 생채기 내려 왔는데 검찰 부른다고 가겠나"
"당헌·당규 내가 만들었다. 이 후보 당헌·당규상 아무문제 없어" 신당주장 반박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회 위원장도 16일 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김씨가) 이명박 후보에게 생채기를 내려고 들어오는데 우리 후보가 검찰이 부른다고 해서 가겠느냐"면서 검찰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홍 위원장은 검찰소환문제와 관련해 "검찰이 이 후보를 지목해서 부른다면 그것이 '정치검찰'"이라고 강조하면서 "대선후보가 되고 한 달밖에 안 된 이 시점에서 유력한 야당후보를 소환하는 것은 정치적 음모가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귀국공작설'에 대해서 그는 "지금 밝히면 정치적 쟁점만 되지만, 대선이 끝난 후 보름만 지나면 (배후를) 밝혀낼 수 있다"고 말하면서 "97년 DJ와 선거할 때 안기부장인 권영해 씨가 북풍공작을 했다는 게 밝혀진 일이 있는데 그렇게 은밀한 공작을 하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권력의 생리상 고발이 들어오게 돼있다. 우리가 의심 가는 두세 곳만 찔러보면 바로 진실이 밝혀진다"고 자신했다.
검찰이 대선후보 등록일인 25일 이전에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홍 위원장은 "검찰간부 누구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통상의 수사절차에 따르면 김씨를 구속하고 기소하는 데만 20일이 걸리는데 시간상으로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후보 관련 여부는 본질이 아니고 방론의 문제"라며 "체포영장 기재 사실도 없고, 미국의 송환 판결문에도 이 후보는 없다. 본질은 수사하지 않고 방론에 불과한 것을 수사하려는 것도 '정치검찰'이라고 봐야 한다"며 거듭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대통합민주신당이 한나라당의 당헌·당규를 문제삼으며 '25일 이후라도 기소하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는 "그 당헌당규는 내가 만들었다"면서 "검찰이 정치검찰로 변해서 억지기소를 하더라도 이 후보는 당헌·당규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