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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6일 사설 '이명박 후보와 그 주변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그 진영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이 후보는 두 자녀를 자신이 소유한 서울 서초동 건물의 관리회사 직원으로 등록시켜 놓고 월급을 줘왔던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두 자녀는 사실상 근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탈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후보는 결국 엊그제 2001~2006년분 소득세 3900여만 원과 주민세 300여만 원 등 4300만 원을 일괄 납부했다.
안 낸 세금은 내면 된다고 하지만, 이 후보의 공인 의식에 대한 의문은 “잘못했다”는 사과 한마디로 덮어질 수 없다. 특히 이 후보 아들은 올해 3월부터 직원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3월이면 이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하고 선거 운동을 한창 하던 시점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 후보만 이런 것이 아니다. 이 후보의 측근이라는 이방호 당 사무총장은 지난 9일과 13일에 연속으로 “검찰이 BBK 문제를 불순하게 처리하면 전국적 민란 수준의 저항이 올 것”이라고 했다. 김대업 악몽에 시달리는 한나라당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어떻게 제1야당의 사무총장이 민란이란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는가. 과거 1997년 대선 당시 상대방이 같은 ‘민란’ 위협으로 검찰 수사를 피했을 때 한나라당이 어떻게, 얼마나 반발했는지를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얼마 전 이회창씨 출마를 저지한다면서 대선잔금 수첩이 있다는 식의 경솔하고 느닷없는 폭로로 주변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엊그제는 당 차원에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경제살리기특위 고문으로 한나라당에 온다는 발표를 했다가 1시간도 안 돼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진 전 장관은 여당에 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야당으로 옮긴다는 것은 본인에게도 그렇고 당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그런 문제를 본인에게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까지 공개 행사에서 진 전 장관 영입 사실을 공표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같은 날 이 후보 지지자인 탤런트 백일섭씨가 한나라당 행사에 나와 “이회창씨 하는 짓거리는 뒈지게 두드려 맞아야 할 짓거리”라며 “이씨는 밤거리를 다니지 말아야 한다”는 폭언을 했다. 아무리 웃자고 한 말이라지만 할 말과 안 할 말이 있다. 이 후보와 그 주변에선 왜 이렇게 바람 잘 날이 없는지 이 후보 자신부터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