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식으로 하려면 당 해체합시다, 우리. 지금 이명박 후보는 당에 직접 들어와 사기올려주느라 '기대했던 것 보다 괜찮다'고 하고 다니고 있다. 그러나 대표 입장에서 보면 짜증납니다. … 온 국민이 '이제 너희들 한번 해봐라, 밀어주겠다' 하는데 뭡니까, 이거. 최고당원이 탈당하고, 화합도 제대로 못하고, 승복도 제대로 못하고 이거 되겠습니까. 우리 정신차립시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단단히 화났다. 13일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성공대장정 인천대회 인사말에 나선 강 대표는 이회창씨의 탈당과 대선출마, 이 후보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간 잔재했던 갈등을 싸잡아 비판하며 "이렇게 하려면 해체하자"고 자성의 목소리를 드높였다. 대선을 30여일 앞둔 상황에서 더이상 당 안팎의 분열기도를 좌시하지않겠다는 의도로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와이셔츠 바람에 넥타이마저 풀고 단상에 오른 강 대표는 "(대선이) 30일 남았다는 데 팔도 한번 걷고 시작하자"면서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이런 식으로 하려면 정말 국민들이 싫어한다"며 당의 화합을 강력한 메시지로 요구했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이 두번 정권을 창출하지 못하고 우린 불임정당, 밥상차려줘도 못먹는 정당이란 소리를 들었다"며 "정신차리자. 새로 하자"고 소리 높였다.

    강 대표는 또 과열됐던 경선양상을 언급하며 "그 때 (객석) 반을 갈라 여기 이 후보 캠프, 저기 박 전 대표 캠프가 있었다"면서 "다 죽으려면 계속 싸우자. 그러나 모두 다 살고 국민모두를 살리려면 우리 모두 힘을 합치자"고 역설했다. 그는 "이 후보가 굉장히 겸손해졌다. 이제 박 전 대표도 정도가 뭔지 얘기했다"면서 "이제 모두 힘을 합쳐 단합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몸에 상처난 곳에 세균이 침투한다. 제방에 틈이 난 곳에 물이 들어온다"고 예를 들면서 "우리가 건강하면 세균이 안들어온다. 우리 몸이 약하기 때문에 이 전 총재가 출마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제 화합해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자"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회창씨와의 재결합을 위한 당의 문을 넓게 열어뒀다. 그는 "며칠 전 이제 한나라당하고 아무 관계없는 분이니 ('전 총재'라는 호칭을 거부하고) '이회창씨'라고 하겠다고 했었다"면서 "그러나 모두 다시 '총재님'이라고 불러드리겠다. 5년전 네거티브 공세때문에 당한 이 전 총재의 원수를 갚아드리겠다. 훌훌 털고 돌아오라"고 말했다. "오는 21일 한나라당 창당 10주년 행사에 이 전 총재를 꼭 모셔야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