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이회창 예비후보가 지방투어를 통한 본격적인 표몰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13일 자신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지역 일정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선명한 대립각을 통해 전통보수층 끌어안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출마를 "정도에 벗어난 일"로 규정하고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자 지지율 하락을 막기위해 '이명박 때리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씨는 13일 대구 월남참전 전우회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한나라당 이 후보를 향해 '위선과 기회주의와 대결하고 돈이면 다된다는 세력과 맞서겠다'는 12일 선언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제 싸우겠다. 당당히 할 말을 하겠다"고 맞섰다.

    이씨는 12일 지방투어 출정식에서 한나라당 이 후보를 "법과 원칙을 우습게 아는 타락한 세력"으로 사실상 규정하고 "돈과 성공만능주의에만 빠진 타락한 세력과 대결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이어 그는 "조국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먼 이국 땅에 파견된 젊은이들을 '용병'이라고 말하는 저 세력들과 싸우겠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지켜낸 이 영토를 '땅따먹기'라고 말하는 저들과 당당히 싸우겠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비판한 뒤, "이러한 참담한 현실에 대해 여러분을 대표한다고 하면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피해 다니는 기회주의 세력에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며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이씨는 또 "우리는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모든 후보들이 경제를 말하고 다니지만 경제의 기반이 되는 안보를 말하는 후보는 없다"며 타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은 당장 잘 먹고 살기 위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저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잘 먹고 잘 살사는 것, 좋다, 맞다"면서도 "그러나 국가의 튼튼한 안보기반 없이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면서 경제대통령을 표방한 이 후보를 거듭 몰아세웠다.

    이씨는 이날 강연에 참석하기 전에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참배했었다. 자신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 지역에서의 표심을 확고히 다지고, 대구·경북 지역의 상징적 정치인인 박 전 대통령과 그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제스처로 분석된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참배한 뒤 "과거의 덫에 걸려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킨 박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하면서 "자꾸 과거를 캐고 과거의 덫에 걸려 미래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 후보는 이씨가 다녀가기 하루 전인 12일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자신과의 일화들을 소개하며 경제를 살렸던 박 전 대통령의 정신을 되살리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