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여론조사에서 20%대를 육박하며 경선효과를 보는 듯 했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상태를 면치 못하거나 오히려 후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사장을 비롯해 이인제 민주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역시 제자리걸음하는 상황이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한 지난 27일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이 16.1%에 그쳐, 지난 17일 조사의 19.0%에 비해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2.9%포인트가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전라도 지역에서만 43.2%에서 48.6%로 약간 상승했을 뿐, 서울(11.5%), 부산·경남(11.4%), 충청(13.9%) 등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10% 초반대의 지지도를 보였다. 또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찍었던 응답자 가운데 41.3%는 여전히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대선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문 전 사장도 지난 17일 7.6%에서 이번 조사에는 6.5%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민노당 권 후보와 민주당 이 후보는 각각 2.5%로 나타났다.

    한편, 한나라당 이 후보는 국정감사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지지율은 53.4%로 나타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의 BBK 사건 연루 의혹을 둘러싼 문제제기에 대해선, 응답자의 61%는 '대선 후보로서 거쳐야 할 검증과정'이라고 답했으며, '부당한 정치공세'라는 반응은 27.5%에 그쳤다.

    그러나 'BBK 주가조작 의혹이 대선 후보 선택에 영향을 주는가'라는 물음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62.5%로 높게 나타나 이 사건이 대선정국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BBK 사건에 대한 이 후보 해명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진실이다'는 답변은 22.8%에 그친 반면, '진실이 아니다'는 답변이 47.6%로 배를 넘었고 심지어 이 후보 지지층에서 조차도 '진실이 아니다'는 응답이 32.4%로, '진실이다'는 응답(32.5%)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 후보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BBK 사건에 이 후보가 연루돼 있어도 계속 지지한다'는 응답은 62.2%였다.

    또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한 조사에서는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3.0%는 그의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한 반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4.6%였다. 또 이 전 총재 출마에 대한 찬반 의견을 지지정당 별로 물어 본 결과, 통합신당 지지자 중 이 전 총재 출마가 '바람직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3.0%로, 한나라당 지지자 중 '바람직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25.1%)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7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 12.6%,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