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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바위에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두더지가 쌓아놓은 흙덩이에 걸려 넘어진다”는 말이 있다.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에는 좋지 못한 한 가지의 관성이 있다. 상황을 지나치게 안일하게 바라보는 습관이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졌다. 아마도 고생을 많이 안 해 본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상대를 너무 만만하게 봐서 그런지 여하튼 그런 분위기가 지금도 지배하고 있다.
투표일을 두 달 남겨둔 지금 시점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50%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래서 대세론이 한나라당 내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두 달은 그냥 간다는 믿음 아니겠는가! 지난번에도 대세론을 믿다 졌다고 하면, 그 때와 지금이 다르다고 강변한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 그러나 상대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쉽게 포기하겠는가! 더욱이 권력의 달콤한 맛을 익히 아는 사람들이.
대선은 무슨 시험 치는 것이 아니다. 시험은 맞상대가 없기 때문에 나만 공부를 잘 하면 된다. 그러나 대선은 사력을 다해 싸우는 맞상대가 있다. 사자가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하물며 조건이 엇비슷한 상대끼리의 싸움이라면 더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인 미야모토 무사시가 말한 것처럼 “스스로 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큼 쓰러뜨리기 쉬운 적은 없다.” 한나라당은 두 번이나 당하고서도 상대를 얕잡아 본다. 그래서 ‘차떼기’라는 말만 들어도 노이로제가 걸리는 판에 그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벌인다. 나는 이 파동이 두 번 다시 오만하지 말라는 하늘의 경고라고 생각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이명박 후보는 기존 한국 정치와는 거리가 있는 지도자이다. 그래서 그 동안 좋은 면모를 보여 왔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스피드와 슬림화는 한나라당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키워드이다. 그러나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살펴야 할 시점이다. 선거에서 전술도 중요하다. 그러나 전략이 실패하면 전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다수 선의의 실무자와 운동원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상대는 정치 9단들이 지휘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정치 9단에 버금가는 프로들이 많다. 또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엄청난 각오를 하고 맞붙여야 한다. 그래도 쉽지 않은 게임이다. 대세론 따위는 접어야 한다. 오만은 금물이다. 지지율 10%를 까먹는 것은 한순간이다. “인생이 어려워질 때는 1야드씩 어려워지고, 인생이 쉬워질 때는 1인치씩 쉬워진다.” 행운은 두 번 다시 찾아오기 쉽지 않다. 그리고 “불운은 뜻밖에 찾아오는 반면, 행운은 그것을 계획한 사람들에게만 찾아온다.”
박근혜 전 대표 진영과의 화학적 결합은 대단히 중요하다. 역사가 보여주듯이 모든 권력과 세력은 안에서부터 먼저 무너진다.
두 달은 긴 시간이다. 한나라당이 하기에 따라 지지율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고, 반대로 추락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여전히 굼뜨고, 방만하며, 안일한 편이다. 그리고 배가 산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를 모르는 채 젯밥에 한눈을 파는 한 승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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