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이 정동영 후보 선출 뒤 빠르게 응집하고 있고 관망자가 절반가량이나 돼 12월 있을 대선판도는 아직 쉽게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18일 발표된 조인스닷컴(중앙일보 인터넷판)의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지지 유보층)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 지지 유보층의 향후 표심이 12월 대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49.5%로 '이미 지지할 후보를 결정했다'(48.9%)는 응답보다 높았다.

    대선을 두 달 남겨둔 상황에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아직 지지할 후보를 선택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 같은 수치는 이 후보의 지지율과도 비슷하다. 이 후보가 현재 큰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나 굵직한 이슈가 터질 경우 지지 유보층의 특성상 대선 전 여론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지 유보층이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취약층에서 높았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아직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여성(56.7%), 가정주부(56.8%) 및 학생(62.7%), 충청권 거주자(61.0%), 민주노동당 지지자(62.8%)에서 많았다. 범여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할 경우 지지 유보층이 범여권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반면 '이미 지지할 후보를 결정했다'는 응답은 이 후보와 한나라당 지지성향층에서 많았다. 남성(56.3%), 50대 이상(55.6%), 자영업(61.7%), 서울 거주자(56.4%), 대구·경북 출신자(56.4%), 월 가구소득 350만원 이상(55.1%), 한나라당 지지자(66.2%), 이명박 후보 지지자(68.8%), 적극적 투표의향자(57.2%),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68.8%), 이번 대선이 자신과 자신의 가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61.0%)에서 높았다.

    여전히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독보적이다. '바로 오늘이 차기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묻자 응답자의 50.2%가 이 후보라고 답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소폭이지만 지난 주 조사 때보다 0.7%P 상승했다. 

    이 후보와 견주면 크게 부족하지만 경선 승리 뒤 정 후보의 약진이 뚜렷하다. 정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주 조사 때 보다 8.6%P 오르며 17.1%를 기록했다. 지지율이 절반 가량 오른 것인데 정 후보가 이 같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거머쥔 이인제 후보도 지난 주 보다 2.4%P 상승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4.1%였다. 14일 창조한국당(가칭) 발기인대회를 열고 발빠른 대선행보를 하고 있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역시 2.4%P 상승하며 6.1%의 지지율을 얻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4.5%를 기록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층은 대재 이상(55.2%), 서울지역 거주자(60.7%), 월 가구소득 350만원 이상(60.3%), 보수적 정치성향자(58.5%), 적극적 투표의향자(56.1%), 지지후보 결정자(70.6%)에서 높았고 정동영 후보는 호남 지역 거주자(41.5%),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26.2%), 월 가구소득 150만원 미만(29.1%)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문씨는 30대(11.1%)와 사무직 노동자(10.1%), 민주노동당 지지자(12.4%), 진보적 정치 성향자(11.6%), 지난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10.5%)에게서 높았다. 

    이처럼 범여권의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상승폭은 가파르지만 이들이 이명박 후보와의 대결에서 단일대오를 만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범여권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면서 이들의 후보 단일화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정작 여론은 이들의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 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단일화 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이 53.4%로 '단일화 될 것'(25.5%)이란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단일화 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남성(61.3%), 대재 이상(58.6%), 서울 지역 거주자(60.3%), 한나라당 지지자(57.8%), 이명박 후보 지지자(58.1%)에서 높았고 '단일화 될 것'이라는 응답은 30대(33.3%), 호남 지역 거주자(38.7%),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30.0%)에서 많았다.

    이번 조사는 조인스닷컴이 매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법을 통해 실시하고 있으며 오차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5%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