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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는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회창 전 총재에게 명예고문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다고 이회창 전 총재 명예고문직 영입 자체를 부인했었다. 이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통령이 될 사람이 거짓말하면 되겠느냐’고 이명박 후보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회창 전 총재는 모 신문과의 만남에서 ‘황당하다’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이명박 후보를 세차게 비판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전 총재에게 고문직 부탁을 안했다고 하고, 이회창 전 총재 측은 이명박 후보가 명예고문직을 수락해 달라고 해 놓고 언론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언론 플레이 자세에 분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이명박 후보는 이 전 총재를 단독으로 만난 바가 있다. 또한 이명박 후보 측근들도 이 전 총재의 측근들과 여러 차례 접촉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지금 맡고 있는 ‘선대위 상임고문직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언론에 알려진 바가 있다. 그런데 이 후보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번이나 대선에 출마한 분에게 고문직을 맡기기에는 모양세가 좋지 않다”고 하면서 “난 그런 제안은 하지 않는다”라고 이 전 총재의 영입 노력 사실 자체를 일거에 부인해 버렸다.
이에 이 전 총재는 이 후보의 발언이 ‘황당하다’는 표현과 함께 “대통령이 될 사람이 거짓말하면 되느냐, 국가지도자가 될 사람은 이렇게 해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심한 거부감을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후보가 북핵폐기와 북의 개혁개방이라는 원칙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날을 세우면서 이 후보와 한나라당이 취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대처 태도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두 분 사이의 말이니 누구 말이 옳고 누구 말이 그르다 라는 것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경제대통령 이미지로 모든 것을 올인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 이 전 총재는 내심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인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일례로, 지난 9월 3일 한나라당 정재철 상임고문의 출판기념회장에서 이 전 총재는 마치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듯 한 발언을 했다고 언론은 전한다. 즉,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법치주의의 확립, 국민의 정신적 성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이 말뜻은 바로 경제대통령 이미지로 대선을 향해 밀어붙이고 있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하는 격이 되었던 것이다.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한 견해는 논외로 하고, 여기서 이명박 후보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매사 언행에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대통령 될 사람이 거짓말하면 되겠느냐’라고 얘기한 이회창 전 총재의 말을 뒤집어 해석해 보면, 추측컨대 이명박 후보가 이회창 전 총재와 단 둘이 만났을 때는 상임고문직을 맡아달라고 간청을 해 놓고,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하는 이 후보의 태도에 썩 유쾌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상임고문직 요청 부분에 대해 이명박 후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으면 좋았을 터인데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두 번이나 대선에 출마한 분에게 고문직을 맡기기에는 모양세가 좋지 않다. 난 그런 제안은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부분이 오히려 이 전 총재로 하여금 ‘대통령이 될 사람이 거짓말하면 되느냐’라는 말을 하게끔 했다고도 추론 할 수 있다. 현재 절대지지율(?)을 지니고 있는 이명박 후보가 향후 대선 때까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언행(言行)에 신중을 기하며 겸손한 표현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 고지는 아직도 먼 산을 넘어야 하는데… 겸양의 미덕과 언행의 신중은 누구에게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명심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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