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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이상한 경선복귀를 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불법 조직·동원 선거에 불만을 품고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레이스를 이탈한 뒤 우여곡절 끝에 9일 경선참여 의사를 밝힌 이 전 총리는 향후 있을 당 경선 일정 중 합동연설회는 불참하겠다고 한다.
불법 조직·동원 선거에 대한 확실한 대응책 마련을 주문한 것인데 사실상 '상황에 따라 경선레이스에서 다시 이탈 할 수 있다'는 당에 대한 경고다. 경선 파행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과, 이 전 총리 스스로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단 경선에는 복귀하지만 남은 경선일정을 자신의 페이스대로 이끌어가겠다는 심산이다.
이 전 총리는 합동연설회 불참 이유를 "연설회는 문밖에서 지지자들간 충돌 가능성이 많아서"(김형주 선거캠프 대변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15일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에도 참석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대변인은 "결과가 다 나오는 것은 차분히 승복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런 이 전 총리의 행보를 두고 당내에선 '후보 간 세가 확인되는 합동연설회를 일부러 피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조직의 열세인 이 전 총리가 후보 간 조직세가 여실히 드러나는 연설회를 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또 이 전 총리는 세 후보 중 연설이 가장 뒤쳐진다는 평을 듣는다. 그래서 이 전 총리의 합동연설회 불참을 두고 '약점 노출을 피하려는 것'이란 뒷말이 붙고있다. 반면 이 전 총리 측이 가장 자신하는 TV토론에 대해서는 적극 참여하겠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TV토론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연설회는 불참하지만 TV토론은 다 한다. 모든 것을 참여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 전 총리가 당 경선일정을 취사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예정됐던 인터넷 이용자제작콘텐츠(UCC)정책 토론회에도 불참할 뜻을 밝혔는데 이유를 묻자 김 대변인은 "UCC 토론회는 말이 토론회지 후보자 디지털 마인드 점검이기에 참여 안한다"고 답했다. 하고 싶은 것만, 잘 하는 것만 보여주고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