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씨, 정신 나간 사람 아니냐?"

    한글날인 9일 열린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오전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정책위부의장인 강창일 의원의 던진 말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지난 5일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 후보는 5일 부산을 방문, 학교운영위원회 및 학부모회장단 간담회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나 국사 등 일부 과목을 영어로 강의를 하면 어학연수를 안 가도 영어에서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은 이 후보의 이 발언을 꼬투리 잡았다.

    인사말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김효석 원내대표는 "굿모닝 레이디스 앤 젠틀맨"이라고 인사를 한 뒤 "오늘이 한글날인데 왜 영어로 인사를 하는지 아느냐"면서 "10월 5일 이명박 후보가 부산에 내려가 앞으로 초등학고에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강의하자는 참으로 어이없는 얘기를 해서"라고 비꼬았다. 김 원내대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초등학교의 조기영어교육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지만 다른 과목도 아니고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강의하자니… 가나다를 ABC로 하자는 것인지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이경숙 정조위원장이 만든 자료를 보니 '땅속에서 주시경 선생이 땅을 치고 통곡할 것'이라고 했는데 한글날이라 한마디만 하겠다"며 "국어와 국사는 민족의 혼이 담긴 과목인데 그런 과목까지 영어로 하자는 것은 마치 일제시대때 국어를 말살하기 위한 정책으로 대단히 잘못된 것이기에 이 후보가 사과하고 거둬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경숙 의원은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친다는 것은 예를 들면 김소월의 시에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라는 부분을 어떻게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한국인의 정서를 어떻게 전달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간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한글날은 영어날이 되는 것인지, 김치는 젓가락이 아닌 포크로 먹고, 그렇게 하면 한국 대통령도 원어민 대통령을 수입해야 하는 게 아닌 것인지 논란이 있다"고도 했다. 강창일 의원도 "오히려 국어와 국사는 전 세계에서도 한국어로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민족성을 빨리 이해시킬 수 있고 전도시킬 수 있는데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