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11일) 노무현 대통령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와 관련된 문제의 의혹에 관해서 “제가 지금 난감하게 됐다”면서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사과성 고백(?)을 했다. 또 노 대통령은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청탁 의혹사건과 관련해서 “부적절한 행위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아울러 사과성 고백(?)을 했다.

    지난달 31일 방송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깜도 안 되는 의혹이 춤추고 있다"고 노 대통령은 자신 있게 말한바 있었고 또 지난 3일 방송의 날 기념식에서는 "꼭 소설 같다는 느낌"이라고 말하면서 언론의 의혹제기를 못마땅한 듯 비판하기도 했었다. 또 지난달 31일 “깜도 안 되는 의혹이 춤추고 있다”고 말한 그 날 노 대통령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상정(想定)해 놓고 그를 공개적으로 극심하게 공격한바가 있다. 또 며칠 전 노 대통령이 APEC정상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동안 청와대 비서실장 명의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명예훼손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손학규 전 지사 측은 ‘청와대 모 수석, 모 고위 인사가 선거를 돕는 지역 중간책임자와 활동가에게 전화를 걸어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청와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말한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청와대가 개입된 최고 권부의 모습으로써 언론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낱낱이 밝혀지고 있는 사안들이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 핵심부인 청와대가 평상심(平常心)을 되찾으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는 뜻이다. 청와대의 평상심은 일상적으로 청와대가 해야 할 일만을 묵묵하게 해나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뜻한다. 그것은 곧 국리민복(國利民福)에 해당하는 일들이 청와대의 평상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곳저곳 튀고, 공격하고, 부인하고, 실토하다가는 권력 핵심부의 모습이 점점 더 일그러진 영웅이 될 수도 있다. 국민들은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안정되게 국정을 임기 말까지 수행해 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청와대가 평상심과 균형감각을 잃어버리면, 나라가 온통 혼란에 휩싸인다. 지금 이 나라는 바로 청와대가 평상심과 균형 감각에 문제가 생김으로써 일어나는 특이한 권력 누수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향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또 대통령이 예비경선중에 있는 손학규 예비후보를 공개적으로 계속해서 인격 훼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무엇인가 이상야릇한 느낌을 국민들에게 가져다 줄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은 오늘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아무리 지지도가 낮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충성스러운 사람들이 있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최고 권력자인데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또 어느 누구도 노 대통령에게 충성스런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초연해야 할 일은 초연함으로써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정치적 균형을 표상으로 하여 2007 대선의 대미(大尾)를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는 것이다.

    바라건대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국민들의 안정된 현재와 미래를 위하여 보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여 줄 것을 간곡히 바라고 싶다. 권력 핵심부가 특정 정치인을 지칭하여 공개 비판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일뿐더러 또한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생각된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근래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불안한 조짐을 엿보이게 하는 일면이 있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