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이 9월 3~5일 열릴 컷오프(예비경선)를 앞두고 27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첫 번째 대선예비후보간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결정된 상황에서 열린 첫 정책토론회의 가장 큰 쟁점은 '누가 이명박을 이길 수 있느냐'였다.

    9명의 예비후보 모두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거나 혹은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화를 내세우며 본선경쟁력을 역설했지만 제한된 시간에 9명이란 적잖은 숫자의 후보가 자신의 색깔을 뚜렷이 내보이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결국 이들이 선택한 것은 토론회의 취지인 '정책'보다는 상대 후보보다 자신이 이 후보와의 대결에서 더 승산이 크다는 점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려야 했다.

    한나라당의 경선과정을 맹비난하며 상생 경선을 다짐했지만 이들 역시 제한된 토론시간 안에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 만큼 결국 상대후보 흠집 내기에 집중하면서 한나라당 경선과정과 큰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이다. 토론초반에는 후보들 모두 자신이 이 후보를 이길 최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손학규 후보는 "이 후보가 청계천 공사할 때 나는 새우잠으로 세계를 누비며 첨단기업을 유치했고 손학규의 경기도가 일자리 74만개를 만들 때 이명박의 서울시는 12만개를 만들었다. 손학규의 경기도가 7.5%의 경제성장을 할때 이명박의 서울시는 2.8% 성장에 그쳤다"면서 자신이 진짜 경제대통령이라고 역설했고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청계천은 국민을 못 먹여 살리지만 정동영의 개성공단은 우리를 먹여 살릴 수 있다. 개성공단 후보가 청계천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명숙 후보도 "경제를 망칠 사람이 경제를 살릴 사람으로 오인돼 국민 지지가 쏠리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해찬 후보는 "민주신당의 국민경선 목적은 한나라당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이다. 능력과 정책에서 누가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지 확인해 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호토론으로 접어들면서 후보들 간 비방전이 시작되면서 '누가 이명박을 이길 수 있느냐'는 토론 쟁점은 '상대후보로는 이명박을 이길 수 없다'는 논쟁으로 번졌고 결국 '아무도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상처만 서로 남긴 채 야심차게 시작한 첫 정책토론회를 마무리했다.

    범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손 후보는 천정배 후보로부터 "한나라당 짝퉁 후보로는 이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고 2위를 달리는 정 후보는 신기남 후보로 부터 "열린우리당 실패의 가장 큰 책임자인데 반성없이 탈당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천 후보로 부터는 '불분명한 개혁후보로는 이길 수 없다'는 비난을 받으며 난사 당했다. 천 후보는 이해찬·유시민 후보를 겨냥해 "반성하지 않는 친노 후보로는 이길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후보는 지지율 1위 손 후보였다. 천 후보는 손 후보의 탈당 전력은 물론, 그가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을 비판했던 과거 발언까지 꺼내 토론 초반부터 총공격을 했고 최대 라이벌인 정 후보는 이런 타 후보들의 손 후보 공격을 교묘히 이어받아 우회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대표적 친노주자인 유시민 후보는 손 후보를 치켜세워 눈길을 끌었다. 유 후보는 후보지명 상호토론 시간 손 후보에 대한 질문에 앞서 "(본인의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역대 보건복지부 장관 중 제일 잘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손학규 장관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