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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방문 중인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5일 강재섭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다. 전날 고향 포항을 찾은 이 전 시장은 이날 대구시당을 시작으로, 수성갑·을, 서, 동갑 등 이 지역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순회하며 대구·경북(TK)표심을 공략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서문시장 칠성시장을 돌며 시민들과 만나 자신이 TK출신임을 부각하는데 집중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의 방문은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 합동연설회 일시 중단 결정에 반발하며 당 지도부에 거듭 불만을 표출한 데 대해, 강 대표가 "캠프를 단속하지 않고 방치하고 이기는 쪽으로만 나간다면 나도 좌시할 수 없다"며 강력히 경고한 직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당 주류로 올라선 이 전 시장은 대구방문을 통해 거듭 화합과 포용을 강조, 경쟁후보와 차별화에 주력했다.
이 전 시장은 "경선에서 승리하면 한사람도 제외없이 함께 힘모아 나갈 것"이라며 거듭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정권교체를 바라는 외부 모든 세력과 단결하고 연대해야 할 입장에서 한나라당이 내부에서 화합하지 못한다면 정권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을 함께 포용하고 화합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 사무실을 처음 찾은 이 전 시장은 "당을 책임지고 있는 강 대표 지역구기 때문에 꼭 방문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고 왔다"면서 "한나라당 역사상 이렇게 어려울 때가 없었다. 10년간 정권을 잡지못하고 세번째 도전하는 이 시점에서 당을 이끌어 나기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강 대표가 당을 원만하게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혹자는 이런저런 이야기하지만 이 어려운 시기에 이만큼 해나가는 거 쉽지 않다"며 강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이 전 시장을 보려고 강 대표 사무실을 찾아온 지지자들과 이를 저지하는 선관위 직원들과 마찰도 벌어졌다. 한 참석자가 이 전 시장에게 "여기까지 왔는데 (박 전 대표 지역구인) 달성군에도 한번 오시라. 얼마나 섭섭하게 생각하는지 모른다"고 요청하자, 이 전 시장은 "달성은 운하가 지나가는 중요한 지역"이라며 "꼭 가겠다"고 약속했다.앞서 이 전 시장은 대구 최대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 전 시장은 "포항 죽도시장 출신"이라며 "나는 경상도 토박이"라고 자신이 이 지역 출신임을 강조했다. 한 상인은 이 전 시장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장사 좀 잘 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시장 역시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분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경제 하나만은 꼭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대구방문을 통해 이 전 시장 캠프는 이 지역에서 이 전 시장이 TK출신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극복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한 캠프 관계자는 "TK지역에서 이 전 시장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오는 손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이 지역에 태어났으며, 지역구를 갖고 있다는 것 뿐"이라며 "포항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부인도 대구 반야월이 고향인 이 전 시장이 지역 연고가 더욱 강하다. 그럼에도 고 박정희 대통령 영향 때문에 이 전 시장보다 박 전 대표가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TK공략을 마친 이 전 시장은 곧바로 부산으로 이동, 26일 개최되는 2차 합동연설회에 대비할 예정이다.[=대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