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번의 합동연설회로 경선흥행을 일으키겠다고 자신했던 한나라당이 시작부터 덜미를 잡혔다. 22일 제주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 지지자들간 몸싸움과 욕설 등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지면서 당 지도부와 경선관리위원회(위원장 박관용)가 합동연설회를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당 최고지도부는 23일 오전 회의를 통해 24일 광주에서 예정된 합동연설회의 연기를 요구했고 경선관리위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캠프간 과열경쟁을 방지할 근본적 해결책 마련 없이는 모든 합동연설회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했다.

    경선관리위의 최구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내일(광주) 일정만이 아니고 그 이후 일정도 일단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어제 제주 연설회에서 본 것처럼 각 캠프간 과열경쟁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모두가 인식을 같이했고 과열양상과 불상사 등이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뒤 연설회 일정을 속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각 후보와 캠프에 과열방지 및 소란과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서약서를 받을 계획이며 당 지도부에도 캠프간 충돌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도록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경선관리위는 두 가지 요구가 충족되면 합동연설회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12번 남은 연설회 일정 중 일부 지역 일정은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 대변인은 합동연설 재개가 "언제될 지는 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경선관리위는 각 후보 지지자들의 과열 지지경쟁과 몸싸움 등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과격 지지자들의 출입도 금지시킬 계획이다. 최 대변인은 "제주에서 확인한 것은 현지의 선거인단이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니고 (각 캠프에서)프로들이 많이 동원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 분들에 대해 얼굴도 확인했고 사진도 많이 찍어놨다. 그 분들 입장을 금지시키겠다"고 밝혔다.

    경선관리위는 경선 참석자들 입출입 통제를 위해 경찰의 협조까지 받을 방침이며 행사장 입장시 어떤 응원도구도 소지할 수 없도록 할 계획이다. 최 대변인은 "앞으로는 목소리와 손바닥 외에는 아무것도 갖고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며 "플래카드 등 열기고조 도구를 일절 반입 금지하고 막대풍선, 부채, 손수건 반입도 금지된다"고 했다. 또 후보 캠프의 지지자들이 동일색상 유니폼을 맞춰 입는 것도 금지시켰다.

    최 대변인은 "(과열방지를 막을)최대한의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캠프다. 캠프에서 확실하게 과열을 방지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난 후에야 연설회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