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이 23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공개 지지했다. 김 의원은 5선 중진 의원으로 서울(서초을)에 지역구를 갖고 있으며, 호남출신으로 당내 영향력이 크다는 평을 받고있다. 보수정당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민주계 인사로 개혁적 이미지가 커 박 전 대표 측으로 부터도 많은 러브콜을 받아왔다.
당내 중립지대에 남은 마지막 거물급 인사이던 김 의원의 이 후보 지지선언은 당 경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김 의원의 지지선언에 "이제 대세는 기울었다"며 크게 환영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와 이 전 시장 캠프 사무실을 오가며 지지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시장을 지켜주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역사에 유례없이 정권이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권력이 총 동원 돼 한나라당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중립지대에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김 의원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 후보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이 전 시장을 지키는 게 결국 박 전 대표를 지키는 것이고 우선 공격대상이 이 전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지지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만일 이 전 시장이 위태로워지면 다른 한 쪽(박 전 대표)도 지탱하기 어려워진다"며 "표적대상인 이 전 시장을 지키는 게 제2, 제3의 후보를 지키고 당을 지키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최근 지지결심을 굳혔다는 김 의원은 "(이 전 시장과)인간적으로 절친한 친구로서 (이 전 시장이 현 정권으로 부터 일방적인 공격을 받는 것을 그냥 지켜보는 것은)인간적 도리가 아니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재임시절 가장 먼저 원내사령탑으로서 함께 일했던 만큼, 이날 이 전 시장에 대한 공개지지에 부담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은 "사실 박 전 대표를 돕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며 "나와 가까운 동지들이 박 전 대표 캠프에 포진해 있고 박 전 대표와는 17대 국회 초 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추면서 정권의 공격을 막아내고 당을 지키는 게 함께 역할을 했다"며 "나로서도 이런 선택이 마음에 부담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먼저 이 전 시장 지지를 밝힌 김수한 전 국회의장,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 박종웅 전 의원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지켜봤으며 이 전 시장과 박희태 선대위원장도 직접 나와 김 의원을 맞이했다.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위해 노심초사하고 결심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김 의원의 합류는 정치적 의미도 대단하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환영사를 했다.
이 전 시장은 또 "경선과정에 있었던 일로 마음이 상했더라도 다 가다듬고 본선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가 되어 일하겠다"면서 "어떤 사람도 배제한다든가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당내 경선 판도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김 의원의 합류에 큰 의미를 뒀다. 박 대변인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당내 호남세력의 구심인 김 의원이 이 전 시장을 지지함으로써 사실상 '이명박 대세'는 현실이 됐다"면서 "이 기세를 몰아 경선에서 조기 대세를 확정지어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